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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The Numbers] '바나나 제국의 민낯' 스미후루코리아, 매출·영업이익 쪼그라들고 순이익 급감…싱가포르 본사에 수상한 지급수수료 111억·대여금 158억원 '의혹'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스미후루코리아(대표 박대성)의 2025년 매출은 1,671억원으로 전년 1,746억원 대비 75억원(약 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494억원에서 329억원으로 무려 33.4% 급감하며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고, 영업이익 역시 520억원으로 전년 560억원 대비 7.0% 감소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분 100%를 보유한 싱가포르 지배법인(Sumifru Singapore Pte., Ltd.)에 대한 매입액이 1,199억원에 달해 매출의 약 71.7%가 사실상 본사 방향으로 흘러가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수익이 해외 모회사로 집중 귀속되는 전형적인 외국인투자기업의 '이익 빨아들이기' 패턴이 재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익성 악화…매출·이익 동반 하락


3월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등록된 스미후루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제24기) 매출액은 1,671억 4,338만원으로 전년(1,745억 9,326만원) 대비 74억 5,000만원(4.3%) 감소했다. 매출의 99.4%는 국내 바나나 도매·소매 판매에서 발생하며(바나나 판매 1,662억 8,935만원, 기타 수익 8억 5,402만원), 수출은 2,324만원에 불과한 내수 집중형 구조다.

 

영업이익은 520억 7,076만원으로 전년 560억 1,834만원 대비 7.0%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1%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329억 2,337만원으로 전년 494억 1,115만원 대비 33.4% 급감했다. 이 같은 순이익 급감의 주요인은 기타수익이 전년 281억원에서 당기 98억원으로 65% 이상 급락한 데 있다. 외화환산이익이 전년 197억원에서 당기 5억 9,849만원으로 사실상 소멸하면서 영업외 수지가 크게 악화됐다.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도 408억원으로 전년 633억원 대비 35.5%나 쪼그라들었다.

 

모회사 의존 구조… 매출의 67%를 싱가포르 본사에서 가져와 판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따르면, 스미후루코리아는 2025년 지배회사인 Sumifru Singapore Pte., Ltd.로부터 1,120억원어치 상품을 매입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액(1,671억원)의 67%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관계사인 Sumifru (Philippines) Corporation으로부터도 748만원어치를 매입했고, 국내 특수관계자인 에스피프레쉬 주식회사로부터는 2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결국 매입 구조의 대부분이 특수관계자 거래로 채워지며, 가격 투명성과 독립적 거래 검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스미후루코리아는 싱가포르 본사에 157억원(당기말 기준)의 장기대여금을 신규로 설정했다. 전기 단기대여금(176억원)에서 당기에 단기→장기로 분류가 변경된 약 157억원이 포착됐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국내에서 창출한 수익을 모회사에 장기간 무이자에 가까운 조건으로 빌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며 "대여금에 대한 이자수익은 당기 7억2600만원(미수수익 7억3600만원)이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판관비 해부… 지급수수료 111억원의 행방


2025년 판매비와관리비 합계는 338억원으로 전년(361억원) 대비 6.37% 감소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눈길을 끄는 수치가 있다.

 

지급수수료가 무려 111억원으로 판관비 전체의 32.8%를 차지했다. 이는 회사 매출액(1,671억원)의 6.6%에 달하는 큰 규모다. 비록 전년(131억원) 대비 감소했지만,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감사보고서에는 지급수수료의 수취처를 별도로 공시하고 있지 않아, 이 중 일부가 싱가포르 본사 또는 관계사로 흘러가는 사실상의 로열티 성격 비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광고선전비는 22억원으로 전년(14억원) 대비 57% 급증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광고비가 절반 이상 늘어난 것은 시장지위 방어를 위한 출혈 마케팅의 신호일 수 있다. 급여는 51억원, 운반비는 71억원으로 운반비가 급여의 1.4배에 달해 물류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재무 안정성 점검… 단기차입금 150억, 토지 담보로 묶인다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2025년 말 부채총계는 409억 499만원으로 전년(441억 5,382만원) 대비 7.4% 감소했다. 자본총계는 597억 8,382만원이므로 부채비율은 68.4%로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그러나 단기차입금 150억원(한국산업은행, 만기 2026년 1월 3일, 이자율 4.04%)이 전기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차입금 담보로는 장부가액 146억 8,624만원 상당의 토지에 180억원의 담보설정이 되어 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 348억 9,926만원 대 유동부채 228억 6,631만원으로 152.6%이며, 현금성자산은 91억 3,264만원으로 전년(39억 5,725만원) 대비 2.3배 증가했다.

 

그러나 리스부채(유동+비유동) 합계가 181억 4,163만원에 달해 실질적인 고정 현금유출 의무는 상당한 수준이다. 이익잉여금은 573억 3,875만원으로 전년 대비 32억원 증가에 그쳤다.

 

2025년 이익잉여금 처분액 '0원'

 

이익잉여금에 따르면, 2025년 당기 이익잉여금처분액은 0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지급 내역이 전혀 없어 당기 순이익 329억원 전액이 이익잉여금으로 이월됐다. 전기(2024년)도 동일하게 처분액이 없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표면상 배당 수취를 자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급수수료·매입 대금 등의 형태로 본사로 자금이 이전되는 구조임을 감안하면, 공식 배당 지급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오너 친화적 거버넌스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적 소송… 원고 측 소송 1건 진행 중


우발부채 및 약정사항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회사가 원고로 진행 중인 소송 사건은 1건이다. 다만, 회사 측은 "소송 결과의 합리적 예측이 불가능하고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다. 피고 입장에서 방어해야 하는 소송은 현재 공시된 건수가 없다. 소송 금액 및 구체적인 소송 내용은 회사가 상세 공시를 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

 

재고자산 폐기손실… 24억원, 신선도 관리 비용의 민낯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재고자산 폐기손실이 24억 8,462만원에 달했다. 전년(27억 4,218만원)에 이어 2년 연속 20억원대 폐기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바나나·신선과일 유통의 구조적 한계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재고자산은 당기 말 53억 9,893만원으로 전년(94억 1,586만원) 대비 42.7% 급감했는데, 이는 미착품이 66억원에서 27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스미후루코리아는 매출이 4.3% 줄었음에도 순이익이 33.4%나 급감한 것은 '숫자 이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핵심은 영업 외 이익의 소멸, 즉 외화환산이익이라는 '보여주기용 버퍼'가 사라지면서 실제 수익 체력이 얼마나 취약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출의 70% 이상이 지배회사로부터의 매입으로 이루어지고, 지급수수료 111억원의 내역이 불투명한 구조는 전형적인 '내부거래 블랙박스'로, 독립적인 이익 창출 능력보다 본사 공급망에 완전히 종속된 종속 자회사임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장기대여금 158억원을 연이율 수준도 모호한 조건으로 싱가포르 본사에 빌려주면서 정작 국내에서는 산업은행 차입금 150억원에 연 4.04%의 이자를 지불하는 기묘한 역류 구조는, 한국 법인이 '이익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배당 지급이 없다고 해서 모회사 귀속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급수수료, 매입가격 마진, 대여금 등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한국에서 창출된 가치가 꾸준히 유출되는 구조를 직시해야 한다"며 "영업이익률 3%대 기업이 매출 대비 7%의 지급수수료를 지출하는 것은 재무분석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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