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독일계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코리아(대표이사 최문섭)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88억원에 달하는 본사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고도 282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내부에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관비의 40%에 육박하는 88억원을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지출해, 사실상 로열티 형태로 국부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4월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밀레코리아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매출은 484억2,181만원으로 전년(467억6,662만원)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6억5,217만원을 기록해 전년 15억7,018만원 대비 무려 68.9%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1억5,017만원으로 전년(11억9,235만원) 대비 80.3% 늘어나는 등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영업이익률은 5.5%로 전년(3.4%)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밀레코리아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무배당 기조를 이어갔으며, 그 결과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82억4,407만원까지 불어났다. 밀레코리아의 지분 100%는 스위스 소재 법인인 이만토(Imanto AG)가 보유하고 있으며, 최상위 지배회사는 독일의 밀레 그룹(Miele Beteiligungs-GmbH)이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20억8,689만원으로 전년(223억9,979만원) 대비 1.4% 소폭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급여비는 50억7,913만원으로 전년 대비 11.7% 줄어든 반면, 광고선전비는 20억7,100만원으로 전년(15억1,043만원) 대비 37.1% 급증했다.
특히 눈에 띄는 항목은 지급수수료다. 밀레코리아의 지난해 지급수수료는 88억3,036만원으로 전체 판관비의 40%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80억7,420만원) 대비 9.4% 증가한 수치다. 외국계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나 경영자문료 등을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회계처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배당 대신 수수료 형태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을 보면 이러한 정황이 더욱 뚜렷해진다. 밀레코리아는 직상위 지배회사인 이만토(Imanto AG)로부터 190억6,325만원 규모의 상품을 매입했다. 이는 전체 당기상품매입액(166억2,160만원)을 상회하는 수치로, 사실상 100% 본사 의존적인 매입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독일 본사(Miele & Cie. KG)에 지급한 수수료는 6억4,848만원으로 전년 대비 53.4% 급증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52.4%로 전년(78.2%) 대비 25.8%포인트 하락했으며, 유동비율은 195.6%로 전년(155.1%) 대비 상승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0원으로, 전년도에 이만토로부터 빌렸던 88억2,000만원을 당기 중 전액 상환하며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 유동부채는 149억6,157만원, 현금성자산은 132억3,505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무형자산은 1,261만원에 불과했다.
다만,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입채무가 급증한 점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본사(Miele & Cie. KG)에 대한 매입채무는 78억8,169만원으로 전년(25억8,631만원) 대비 204.8%나 폭증했다. 차입금은 갚았지만, 본사에 줘야 할 외상값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법정소송과 관련해서는 현재 1건의 소송이 피고 자격으로 진행 중이다. 밀레코리아 측은 "해당 소송사건의 결과가 당사의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아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소송금액이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보수 내역은 비상장사 특성상 개별 공시되지 않았으나, 전체 임직원 급여(판관비 기준)는 50억7,913만원, 퇴직급여는 7억7,125만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밀레코리아가 88억원의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고 영업이익이 69%나 급증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282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것은 국내 재투자나 주주환원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라며, "특히 판관비의 40%에 달하는 88억원의 지급수수료, 본사에 대한 78억원의 매입채무 급증은 외국계 기업 특유의 '국부 유출'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