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내 프리미엄 커피머신 시장을 주도해 온 드롱기코리아(대표이사 에릭 드 카스텔바작)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 지출은 오히려 늘려 수익성 방어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이탈리아 본사 등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입 의존도가 94%에 달해 사실상 '본사 배불리기'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4월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드롱기코리아의 202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18억2,031만원으로 전년(329억7,967만원)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1억9,895만원을 기록해 전년(12억8,046만원) 대비 6.4%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억1,648만원으로 전년(10억1,916만원) 대비 0.3% 소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드롱기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3.77%로, 전년(3.88%)에 이어 3%대의 저조한 수익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실적 꺾였는데 광고비는 50억 육박…판관비 절반 차지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내역이다. 지난해 드롱기코리아의 판관비는 총 110억9,492만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비용 지출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광고선전비의 급증이 판관비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49억5,771만원으로 전년(44억3,830만원) 대비 11.7%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판관비의 44.7%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전체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도 15.6%에 이른다. 100원어치를 팔아 15원 이상을 광고에 쏟아부은 셈이다.
반면, 임직원 급여는 20억7,668만원으로 전년(24억1,141만원) 대비 13.9%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실적 악화의 고통을 직원들이 분담하는 사이, 마케팅 비용은 통제 없이 집행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외에 AS수수료는 7억6,974만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으며, 지급수수료는 2억3,712만원으로 5.5% 감소했다.
◆ 특수관계자 매입 의존도 94%…본사 배불리기 '여전'
외국계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본사 배불리기'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드롱기코리아는 이탈리아 본사인 디롱기(De'Longhi S.p.A.)의 손자회사로, 디롱기 켄우드(De'Longhi Kenwood A.P.A. Ltd.)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드롱기코리아가 지배기업 및 기타 특수관계자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총 177억3,895만원에 달한다. 이는 당기 전체 상품매입액(188억2,579만원)의 94.2%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사실상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대부분을 본사 그룹 내에서 들여오고 있는 구조다.
특히 IT수수료 명목으로 기타 특수관계자인 E-Services S.r.l.에 지급한 금액도 1억1,694만원으로 전년(9,043만원) 대비 29.3%나 급증했다. 명시적인 로열티 지급 내역은 기재되지 않았으나, 제품 매입 대금과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막대한 자금이 본사 측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 이익잉여금 102억…수익성 악화 속 회사의 곳간은 '두둑'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회사의 곳간은 두둑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드롱기코리아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02억3,770만원으로 전년(92억2,122만원) 대비 10억원 이상 늘어났다. 1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도 이를 회사 내부에 유보하고 있는 것이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65.2%로 집계됐으며, 유동비율은 276.1%로 단기 지급능력은 양호한 편이다. 단기차입금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동부채는 60억7,520만원, 현금성자산은 14억8,455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무형자산(소프트웨어)은 512만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국내 커피머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드롱기코리아가 외형 성장보다는 마케팅 출혈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3%대로 주저앉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본사 매입 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