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슈거밸리 공항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사고는 ‘활주로 위 거북이’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활주로의 거북이라는 이례적 변수와 조종사의 즉각적 대응, 그리고 연쇄적 사고로 이어진 비극이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중간보고서와 현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사고의 경위와 쟁점을 꼼꼼히 짚어본다.
사고 개요…착륙 직후 ‘거북이’ 피하려다 비극
2025년 6월 3일(현지시간), 사고기는 4인승 경비행기 ‘유니버설 스틴턴 108’로, 오전 11시 45분경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했다.
관제탑은 착륙 직전 조종사에게 “활주로에 거북이 한 마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조종사는 착륙 후 거북이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 바퀴를 들어올리는, 즉 오른쪽 랜딩기어를 들어 올려 기체를 왼쪽으로 기울이는 조작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비행기 양쪽 날개가 앞뒤로 크게 흔들렸고, 기체는 다시 이륙(‘고어웨이’ 또는 ‘터치 앤 고’ 상황)했다. 그러나 약 75m 떨어진 숲 지대에 추락해 기체가 산산조각나며 화재가 발생, 조종사와 승객 1명이 숨지고 또 다른 승객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중간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쟁점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관제탑은 거북이 존재를 조종사에게 명확히 알렸다. 그리고 조종사는 착륙 직후 바퀴를 들어올려 거북이를 피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비행기 조작의 변칙성이 등장했다. 바퀴를 들어올리는 조작은 비상상황에서 흔치 않은 선택이며, 이 과정에서 기체가 불안정해졌고, 날개가 흔들리며 결국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후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이륙을 재시도했으나, 곧바로 숲 지대로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NTSB는 아직 “조종사의 바퀴 들어올리기가 직접적으로 추락의 원인이었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최종 보고서는 1~2년 후에야 나올 예정이다"고 밝혔다.
‘활주로 동물’ 리스크와 안전관리
이번 사고는 활주로 위 동물(특히 거북이, 새, 사슴 등)로 인한 항공안전 리스크가 결코 이례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국 연방항공청(FAA) 통계에 따르면 연간 수천 건의 ‘와일드라이프 스트라이크(동물 충돌)’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대형 공항에서는 조류 퇴치, 동물 진입 방지 펜스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운영하지만, 소형 공항이나 지방 활주로에서는 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특히 거북이처럼 느린 동물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조종사가 착륙 직전 회피 기동을 할 경우 기체 균형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작은 변수 하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항공안전의 기본 원칙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작은 변수’가 부른 대형 참사, 항공안전의 경계령
노스캐롤라이나 경비행기 추락 사고는 활주로 위 작은 동물 한 마리가 전체 비행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조종사의 순간적 판단, 관제탑의 경고, 지상 안전관리 등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만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최종 조사 결과와 함께, 항공안전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