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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중국發 ‘일본 가지 마라’ 경고에 中-日 항공편 반토막…7만원짜리 항공권의 역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공개적으로 권고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중국발 일본행 항공편이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영국 항공정보업체 시리움(Cirium) 자료를 인용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권고 직후인 2025년 11월 중순 기준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5747편이었으나 2026년 1월 5일에는 3010편으로 48% 줄었다.

 

특히 관광 수요 비중이 높은 지방 공항이 직격탄을 맞았다. 센다이·이바라키·니가타·도야마·고베 등 일본 공항 10곳은 중국 노선이 ‘제로’가 됐고, 오사카 간사이 공항의 중국발 항공편은 작년 11월 2355편에서 올 1월 888편으로 62% 감소했다. 간사이 공항으로 들어오는 중국 측 출발 공항 수도 29곳에서 14곳으로 반 토막 났다.

 

반면 도쿄 수도권 거점 공항의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하네다 공항은 중국편이 991편에서 957편으로 소폭 줄었고, 나리타 공항은 1185편에서 778편으로 감소했다. 비즈니스·환승 수요가 많은 허브 공항인 만큼, 항공사가 향후 회복 가능성을 감안해 감축 폭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현지에서 나온다.

 

7만5000원 상하이–간사이…‘폭탄 세일’ 된 中-日 하늘길


공급 축소와 수요 급감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역설적으로 일부 노선에선 ‘초저가’ 항공권이 쏟아지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에어플러스(AirPlus)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가 운항하는 2026년 1월 상하이–오사카 간사이 왕복 항공권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8% 급락한 8000엔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7만5000원 안팎으로, 저비용항공사(LCC) 국내선 특가 수준이다.

 

이 같은 가격 폭락은 단순 ‘프로모션’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 붕괴의 결과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중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 이후 2025년 12월 기준 중-일 노선 편수는 당초 계획 대비 904편이 줄었는데, 2026년 1월 이후에는 지방 공항 노선의 추가 감축과 함께 실제 운항편·좌석 수는 더 깊게 감소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중국 항공사들은 당국 지침에 맞춰 일본 노선 항공권 무료 환불 및 일정 변경 적용 기한을 2026년 10월 말까지 연장하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대신, 노선 구조조정을 통해 손실 최소화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일본행 공급을 정치·외교 변수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가운데, 일부 노선에서 ‘7만원 항공권’ 같은 비정상적인 가격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여행 경고인가, 경제 보복인가…다카이치 발언 이후 ‘전방위 압박’


표면적으로 중국 정부는 자국민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중국 외교부와 문화관광부는 2025년 11월 14~17일 연이어 성명을 내고 “일본 내 중국인 대상 안전 리스크”와 “일본 정치 지도자의 대만 관련 도발적 발언”을 이유로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2026년 1월 춘제(설) 연휴를 앞두고도 주일 중국대사관은 도쿄 도심에서 발생한 중국인 대상 최루가스 공격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일본 방문 자제”를 재차 당부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일본 내에서는 이를 ‘정치·외교 갈등을 겨냥한 경제적 보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 답변에서 “유사시 대만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한 냉각 국면에 들어갔다.

 

‘관광외교’의 그림자…中, 여행 자제 카드로 동북아 항공·관광 지형 바꾼다


이번 사태는 관광 수요와 항공 네트워크가 더 이상 ‘민간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중국은 자국민의 해외 여행 수요와 항공사의 공급 조정을 외교·안보 갈등 국면에서 지렛대로 활용해 왔고, 이번 중-일 갈등에서도 같은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관광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는 구조적 리스크가, 항공사에는 노선 포트폴리오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동남아·유럽·미국 등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으나, 단기간에 중국인 관광객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일본 여행 가지 마라”는 중국의 강력한 메시지는 단순한 여행 경고를 넘어 동북아 하늘길의 지도를 다시 그리도록 만들고 있다. 그 여파 속에서 등장한 7만5000원짜리 상하이–간사이 항공권은, 지정학 리스크가 소비자 가격과 지역 경제를 어떻게 뒤흔드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가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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