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에서 멧돼지의 체지방과 살이 형광 파란색으로 변하는 이상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현지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025년 8월 18일(현지시간) KTLA, 내셔널지오그래픽, 데일리메일 등의 보도와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동물국(CDFW)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주민과 사냥꾼들은 선명한 네온 블루 색깔로 변한 멧돼지 사체를 발견해 즉시 신고했으며, 조사 결과 이 같은 변색 현상은 설치류 구제를 위해 농가와 기업에서 사용하는 쥐약 성분인 ‘디파시논(diphacinone)’ 때문으로 분석됐다.
디파시논은 설치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널리 쓰이는 살서제로, 일반적으로 형광색소가 함께 포함돼 있다. 멧돼지는 직접 쥐약을 섭취하거나, 중독된 쥐 등 설치류를 먹으며 체내에 디파시논이 축적돼 살과 지방이 형광 푸른색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물질은 조리해도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 오염된 고기를 섭취할 경우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 이에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동물국은 “파랗게 변색된 멧돼지 고기는 절대 섭취하지 말 것”과 “유통 현장 발견 시 즉시 신고”를 당부했다.
이 현상은 2015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보고됐으며, 당시 조사에서는 야생 멧돼지 약 8%가 이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디파시논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도입됐으나, 여전히 환경 내 잔류와 야생동물 중독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쥐약이 토양과 식물, 다른 야생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 오염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과거 대기오염과 환경오염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미국 내 환경관리 모범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디파시논 문제는 농경지와 야생 생태계에서의 독성 물질 사용이 야생동물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복합적 환경 이슈임을 시사한다. 당국은 디파시논 사용에 대한 감독 강화와 함께, 야생동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직원 댄 버튼은 “네온처럼 선명한 형광색 돼지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이런 독성 물질 노출이 야생동물과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환경오염과 식품 안전을 위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사냥꾼들에게도 변색된 고기를 발견할 시 즉각 신고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