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최근 세계 1위 항공사로 알려진 카타르항공이 승객 안전 관리 부실과 미숙한 대응으로 인해 잇단 법적 소송에 직면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는 스웨타 니루콘다가 3세 딸이 비행 중 승무원이 준 유제품 함유 과자를 먹고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 사례다. 니루콘다는 지난 4월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카타르항공 QR710편을 타고 인도로 가는 중 딸의 심각한 견과류와 유제품 알레르기를 승무원에게 여러 차례 알렸으나, 승무원이 과자를 먹인 뒤 위급상황이 발생했다.
딸은 도하 경유 후 인도 도착 직전에 다시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2일간 ICU 치료를 받았다. 이에 니루콘다는 카타르항공을 상대로 500만 달러(약 7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사는 승무원이 알레르기 경고를 무시하고 과자를 제공한 점, 이후 적절한 의료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심각한 과실로 지적했다.
두 번째 사건은 2023년 6월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발생했다. 85세 심장병 전문의 아쇼카 자야위라 박사는 사전에 주문한 채식 기내식을 받지 못하고 고기가 포함된 식사를 받았다. 승무원은 채식식이 소진됐다며 “고기 부분만 피해서 먹으라”고 안내했다.
박사는 그 과정에서 음식이 기도에 걸려 질식했고, 승무원과 원격 의료 지원 서비스인 MedAire에 연락했으나 산소포화도는 69%까지 급락했다. 비행기는 중간 비상착륙 없이 예정대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착륙했고, 박사는 현지 병원에서 흡인성 폐렴으로 8월 3일 사망했다. 유족 측은 비상상황에 즉각 대응하지 않은 점, 채식식 제공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캘리포니아 주 법원에 과실치사 소송과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 소송이 항공사들의 특별식 미준수 문제와 기내 의료 대응 체계의 근본적 개선 필요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고들은 카타르항공의 '세계 1위 항공사' 명성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국제 항공 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에 따르면 2023~2024년 세계 100대 항공사 중 카타르항공이 1위에 올랐으며,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특식 사고와 의료 비상대응 미숙 사례는 항공사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특별식 요청에 대한 100% 이행과 더불어 기내 의료 대응 매뉴얼의 강제화를 국제 표준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로 2025년 2월에는 호주에서 카타르항공 여객기 내에서 승객 사망 후 시신을 빈 좌석에 앉히는 과정에서 승객들이 4시간 이상 시신과 함께 비행해야 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항공사의 위기 대응 프로토콜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항공운송협회 몬트리올 협약에 따르면 항공기 내 사망 또는 부상에 대한 항공사의 최대 책임 한도는 약 17만5000달러(약 2억4000만원)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피해자나 유족들은 이와 별도로 구체 손해배상 청구액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어 항공사에 대한 책임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들은 고객 안전과 서비스 신뢰성 확보에 있어 항공사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들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으며, 세계 1위 항공사라는 타이틀도 엄격한 안전관리와 고객 배려가 뒷받침될 때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