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최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비슈와시 쿠마르 라메시(40)의 좌석이 '11A'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7년 전 태국 타이항공 추락사고의 생존자 루앙삭 로이추삭(47)과의 기이한 인연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참사의 생존자가 모두 '11A' 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자, "기적의 좌석"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1998년 태국 타이항공 TG261편 참사와 루앙삭
1998년 12월, 방콕을 출발해 수랏타니로 향하던 타이항공 TG261편은 악천후 속에 세 차례 착륙을 시도하다가 결국 늪지에 추락했다. 146명 중 101명이 목숨을 잃었고, 45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당시 20대 초반이던 태국의 유명 가수 루앙삭 로이추삭도 중상을 입고 살아남았는데, 그의 좌석 역시 11A였다. 그는 사고 이후 10년 넘게 비행기 공포증에 시달렸으며, "늪지의 소리와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2025년 에어인디아 AI171편, 또다시 '11A'의 기적
2025년 6월 12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 보잉 787-8 드림라이너가 이륙 직후 추락해 242명 중 241명이 사망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라메시는 비상구 옆 11A 좌석에 앉아 있었고, 충돌 직후 기체의 파손된 부분을 통해 빠져나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모든 것이 눈앞에서 일어났다. 나도 죽을 줄 알았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살아 있었다"고 병상에서 언론에 밝혔다.

전문가들 "좌석 번호는 단순한 우연…생존은 복합적 요인"
이 같은 '11A' 생존 신화가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해당 좌석이 특별히 안전한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제기됐다. 하지만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좌석 위치만으로 생존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기 기종, 사고 유형, 충돌 각도, 구조 상황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좌석이 항상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AI171편의 경우 11A가 비상구 옆이었고, 충돌 당시 해당 쪽 출입구만이 유일하게 탈출이 가능했던 상황이 생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면, 반대편 출입구는 건물 벽에 막혀 아무도 탈출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각 사고는 모두 다르며, 좌석 위치가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루앙삭은 "27년 만에 같은 좌석에서 또 다른 생존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는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좌석이 아니라, 그날의 운과 상황이 모든 것을 좌우했다"고 말했다.
'기적의 좌석'은 없다…생존은 복합적 우연의 산물
에어인디아와 타이항공, 두 참사의 유일한 생존자가 모두 11A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우연이지만, 이를 '기적의 좌석'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생존은 복합적 요인과 우연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항공기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구조 시스템의 강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