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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랭킹연구소] TIME誌 선정 인공지능 분야 TOP 10 "中 3곳, 美 6곳, EU 1곳"… 오픈AI·알파벳(구글)·아마존·메타·앤트로픽·미스트랄 AI·허깅페이스·바이트댄스·알리바바·즈푸 AI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이 2026년판 ‘가장 영향력 있는 AI 기업 10곳’을 발표하면서 바이트댄스·알리바바·즈푸(Zhipu) AI 등 중국 기업 3곳을 서방 7개 빅테크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자, 글로벌 AI 패권 지형이 본격적인 다극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단순 모델 벤치마크보다 폭넓은 사회적·기술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선정된 이번 명단은, 중국 AI 산업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타임이 꼽은 ‘AI 빅10’…中 3곳, 美 6곳, EU 1곳


TIME이 새로 신설한 ‘TIME100 Companies: Industry Leaders – AI 부문’ 명단에는 오픈AI,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앤트로픽, 미스트랄 AI, 허깅페이스와 함께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즈푸 AI가 이름을 올렸다. 이 리스트는 모델 성능 점수보다는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 기술 발전 방향, 사회·정치적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 벤치마크가 아니라 “AI로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그동안 미국·유럽 중심 서사에 가려졌던 중국 AI 기업의 존재감을 전면에 부각시켰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더우바오’로 中 AI 대중화 앞당긴 바이트댄스


중국 대표 주자로 꼽힌 바이트댄스는 숏폼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라는 타이틀을 넘어, AI 챗봇 ‘더우바오(Doubao)’를 앞세워 사실상 중국판 ‘국민 AI 어시스턴트’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 등 외신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더우바오는 2025년 말 기준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가 1억55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26년 2월 춘제(음력 설) 연휴 기간에는 하루 이용자 수(DAU)가 1억명을 넘기며 중국 최대 명절 기간의 디지털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분석에 따르면 더우바오는 2025년 여름 중국 AI 챗봇 앱 시장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억5700만명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경쟁 서비스 딥시크(DeepSeek)를 제쳤고, 당시 딥시크 이탈 이용자의 약 40%가 더우바오로 갈아탄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와 외신들은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를 55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하며, 회사가 2025년 한 해 2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의 자본지출(CAPEX)을 책정했고 그 상당 부분을 AI 데이터센터와 모델 인프라 확충에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량루보 CEO가 “AI 발전은 아직 마라톤의 첫 500m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대목은,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서비스-데이터-모델-인프라’가 맞물린 장기전 전략을 선언한 메시지로 읽힌다.

 

알리바바 Qwen, 오픈소스 판을 뒤집다

 

알리바바는 자사 초거대 언어모델(LLM) 시리즈 ‘Qwen’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국산 오픈소스 AI의 글로벌 표준”을 노린다. TIME과 해외 기술매체 보도에 따르면 Qwen은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서 누적 다운로드 10억건을 돌파했고, 이를 기반으로 20만개가 넘는 파생 모델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 스타트업 분석 매체 ‘Interconnects AI’는 2026년 3월 기준 Qwen 계열 모델이 전 세계 오픈소스 LLM 다운로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메타의 Llama와 중국 경쟁사 딥시크를 크게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알리바바는 단순히 모델을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 서방 플랫폼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영향력 외연을 넓히고 있다. TIME 보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Airbnb), 핀터레스트(Pinterest) 등 미국 빅테크와 유니콘 기업 일부가 추천·검색·콘텐츠 생성 기능에 Qwen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AI 사업의 외부 매출을 향후 5년 내 연간 1000억 달러(약 149조 원) 수준으로 5배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내놨다. 에디 우 알리바바 그룹 CEO는 “클라우드와 AI가 그룹 성장의 핵심 엔진이 될 것”이라며 AI 관련 매출 드라이브를 공식화했다.

 

즈푸 AI, ‘엔비디아 없이도 자립’ 선언으로 기술주권 과시


칭화대에서 분사한 생성형 AI 기업 즈푸 AI는 ‘엔비디아 없이 화웨이만으로 돌린 LLM’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타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2026년 1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5억5800만 달러(약 43억5000만 홍콩달러)를 조달했고, 이후 발표한 2025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31.9%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핵심은 최신 플래그십 모델 GLM-5를 엔비디아 GPU 대신 화웨이 프로세서만으로 학습시켰다는 점이다. 중국과 미국 간 반도체·AI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타임은 이를 “중국 AI 개발사들이 엔비디아 하드웨어 없이도 최첨단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GLM-5는 일부 벤치마크에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3 Pro’를 넘어서는 성능을 기록했고, 코딩·에이전트 태스크 분야에서는 앤트로픽의 Claude Opus 4.5와 오픈AI GPT-5.2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TIME과 글로벌 기술 커뮤니티에서 잇따르고 있다.

 

즈푸 AI는 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중심으로 주권(소버린) LLM 인프라를 패키지로 제공하며, 말레이시아·싱가포르·UAE·사우디아라비아·케냐 등으로 고객군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와 투자기관은 딥시크·즈푸AI·마누스AI 등 유망 AI 스타트업에 14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며 2030년까지 AI 산업 규모를 1000억 달러로 키우겠다는 국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서방 빅테크와 맞서는 새로운 ‘3극 체제’

 

서방 진영에서는 오픈AI가 9억명을 웃도는 주간 활성 이용자를 확보한 챗GPT를 앞세워 여전히 대중 인지도 1위를 지키고 있고, 알파벳과 메타는 각각 제미나이·라마(Llama) 계열 모델을 통해 검색·광고·소셜 영역에 AI를 심고 있다. 아마존은 맞춤형 AI 칩 ‘Trainium’으로 인프라 장악력을 키우는 한편, 앤트로픽·오픈AI 등 핵심 플레이어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병행하며 AI 공급망의 ‘허브’ 포지션을 노린다.

 

유일한 유럽 기업 미스트랄 AI는 연간 반복 매출(ARR) 4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며, 프랑스 국방부와의 AI 활용 협약으로 ‘유럽형 방산·안보 AI’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관문인 허깅페이스는 200만개 이상의 AI 모델을 호스팅하는 최대 공개 저장소로 자리 잡으며, 사실상 글로벌 AI 인프라의 공공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TIME 리스트에 중국 3곳, 미국 6곳, 유럽 1곳이 나란히 오른 구도는 AI 패권 경쟁이 단일 국가·단일 빅테크 경쟁을 넘어, ‘미국 빅테크–중국 빅테크–글로벌 오픈소스·소버린 AI’의 3극 체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바이트댄스·알리바바·즈푸 AI는 방대한 내수 사용자 기반, 오픈소스 전략, 비(非)엔비디아 하드웨어라는 세 축을 앞세워 실리콘밸리식 자본·GPU 집약 모델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양새다.

 

국내 빅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AI 경쟁의 기준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사용자를 붙들고, 어떤 생태계와 인프라를 구축하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TIME의 이번 리스트는 중국 AI의 ‘메인스트림 등극’을 선언하는 정치·경제·기술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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