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물로 녹지 않으면서도 고체 구조를 유지하는 재사용 가능한 얼음 대안 물질이 개발됐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UC Davis) 연구진은 기존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병원균 교차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까지 고려한 혁신적 냉각 매체 '젤리 아이스'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젤라틴을 기반으로 한 이 냉각 젤은 90% 이상의 물을 함유하면서도 녹아내리는 대신 형태를 유지해 오염 위험 없이 재사용 가능하다. 지아한 저우(Jiahan Zou)와 강 선(Gang Sun) 연구팀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화학회(ACS) 2025년 가을 회의에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식품 유통 및 의약품 운송 등 다양한 냉장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젤리 아이스는 기존 얼음과 비교했을 때 약 80% 수준의 열 흡수 능력(잠열)을 유지하며, 얼음처럼 상온에서는 말랑한 젤리 상태를 나타내다가 냉동 시 단단해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22파운드(약 10kg) 하중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며, 약 12회 이상의 동결-해동 사이클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재사용 가능하다. 기존 플라스틱 케이스가 없는 덕에 폐기 시에도 퇴비화가 가능하며, 미세플라스틱 발생 문제도 원천 차단한다는 점이 환경적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퇴비화된 젤리 아이스 잔여물은 토마토 식물의 성장 촉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농업 분야 순환 경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생산 비용 절감과 대량 생산, 디자인 최적화와 함께 재생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원료 개발에 나서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현 기술은 이미 특허 라이선스가 발급돼 상용화를 위한 후속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글로벌 젤 아이스 팩 시장은 2025년 약 3억1120만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9.1% 성장해 2032년까지 약 5억72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사용 가능한 제품의 친환경성 및 경제성이 부각되면서 젤리 아이스와 같은 혁신 소재에 대한 시장 경쟁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젤리 아이스 개발은 6300만톤 이상의 식품 폐기물과 전통 얼음 사용으로 인한 병원균 확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융복합 기술로 평가된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연구진은 젤리 아이스를 활용해 차세대 콜드 체인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동시에, 식품 안전성과 환경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바이오분야 전문가는 "이 기술은 식품, 의약품 등 온도 민감 공급망에서 세균 오염 방지, 물 사용 절약, 포장 폐기물 감소 등 다목적 효과를 발휘할 전망으로, 향후 시장 진입과 산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