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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딥시크 '량원펑' Nature’s 10에 오르다…“중국 퀀트 트레이더, AI로 실리콘밸리 흔들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창립자 량원펑(Liang Wenfeng)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선정한 ‘2025년 과학을 형성한 10인(Nature’s 10)’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이 독점해온 듯 보였던 인공지능 패권 구도에 정면으로 균열을 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fortune, forbes, china-briefing, nature에 따르면 량원펑을 “기술 디스럽터(tech disruptor)”로 규정하며, 그가 이끄는 딥시크가 초저비용·고성능 모델 R1을 앞세워 “미국이 많은 전문가들이 믿어온 만큼 AI에서 앞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즉각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금융 퀀트 출신 창업자, 자본시장서 AI로 ‘종잣돈’ 마련

 

저장대학교를 졸업한 량원펑은 실리콘밸리식 개발자가 아니라, 수학·통계를 무기로 자본시장에 먼저 뛰어든 ‘퀀트 트레이더’ 출신이다. 2015년 동문들과 함께 설립한 퀀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High-Flyer)’는 수학 모델과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2019년에는 운용자산(AUM)을 100억 달러를 넘는 규모로 키우며 중국 대표 퀀트펀드로 부상했다. 이런 금융에서의 성공이 훗날 딥시크 설립 자금과, 고가 GPU를 선제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실탄’이 됐다는 설명이다.​

 

2021년부터 GPU ‘사재기’…2023년 딥시크 출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對中) AI 칩 수출규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1년, 량은 수천개의 엔비디아(NVIDIA) GPU를 조용히 사들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너무 앞선, 다소 기이한 취미 프로젝트”라는 시선이었지만, 량은 이를 ‘향후 AGI(범용인공지능)를 겨냥한 필수 인프라 구축’으로 판단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그는 2023년 이 인프라와 자본을 기반으로 딥시크를 창업했고, 목표를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는 AGI 개발”로 못 박았다.​

 

매개변수 6,710억 개 R1…훈련비 600만 달러 미만의 ‘게임 체인저’


딥시크가 2025년 1월 20일 공개한 R1 모델은 기술·경제 두 축에서 기존 AI 질서를 흔든 ‘한 방’이었다. R1은 총 6,710억개의 매개변수를 탑재했지만, Mixture-of-Experts(MoE) 아키텍처를 채택해 실제 작업 시에는 약 370억개의 파라미터만 활성화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로 인해 동일·유사 성능을 내는 서구 빅테크 모델 대비 연산·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무엇보다 시장을 뒤흔든 대목은 ‘훈련비용’이었다. 서구 경쟁사들이 수억 달러, 많게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모델과 달리, R1은 600만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학습을 마쳤다는 분석이 여러 해외 매체를 통해 제기됐다.​

 

엔비디아 시가총액 하루 5,890억 달러 증발…나스닥 3.1% 급락

 

R1 공개와 관련 기술 세부 정보가 확산되자 글로벌 자본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월 27일,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17% 급락하며 미국 상장사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5,89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도 3.1% 하락했는데, 이는 “수천억 달러 규모로 짜인 AI 인프라 투자·밸류에이션 논리가 뒤흔들리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집약된 결과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스탠퍼드 HAI 등 미국 학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비용 효율을 무기로 AI 혁신 방정식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오픈소스 전략, ‘AI 민주화’와 미·중 패권 경쟁에 동시 파문


딥시크의 또 다른 파격은 모델을 적극적으로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전략이다. 네이처는 딥시크의 오픈소스 모델이 “각 분야 연구자들이 알고리즘을 자신들의 연구와 산업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하며, 이로 인해 중국과 미국의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자체 오픈 모델을 내놓는 ‘연쇄 개방’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 매체와 컨설팅 리포트들 역시 “하드웨어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소프트웨어·알고리즘 효율과 개방 전략으로 글로벌 AI 혁신의 또 다른 축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효율 개선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미국 기업이 이를 흡수·고도화할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중국이 보다 강력한 비공개 모델을 물밑에서 개발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공존하고 있다.​

 

두 명의 중국인, Nature’s 10에…“순위가 아닌 과학 지형 변화의 얼굴들”

 

네이처의 ‘2025 Nature’s 10’에는 량원펑과 함께 중국과학원 산하 심해과학·공학연구소의 지구과학자 두멍란(Du Mengran)이 포함됐다. 두는 지구에서 알려진 가장 깊은 동물 생태계를 규명한 공로로 선정됐으며, 네이처는 올해 명단이 천문학·심해 연구·바이오의학·연구윤리·보건정책·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과 사회를 바꾼 인물들을 조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처 측은 이 리스트가 순위나 상이 아니라 “한 해 동안 과학을 움직인 주요 흐름과, 그 중심에 선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편집 기획”임을 분명히 했다.​

 

“실리콘밸리 밖에서 온 디스럽터”…차세대 AI·지정학 경쟁의 분수령 되나

 

포브스·포천 등 글로벌 비즈니스 매체들은 량원펑을 “실리콘밸리 밖에서 등장한 가장 강력한 AI 디스럽터 중 한 명”으로 규정하며, 퀀트 펀드에서 쌓은 자본·수리·리스크 관리 역량을 AI 산업 설계에 그대로 이식한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딥시크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와 클라우드 제약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음에도, 자국 내 연구 인력 풀과 효율 중심 아키텍처, 오픈소스 전략을 결합해 글로벌 AI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딥시크 모델의 등장이 AI 초거대화·초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고, 향후 AI 패권 경쟁이 ‘규모의 경쟁’에서 ‘효율·개방·거버넌스 경쟁’으로 축이 이동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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