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챗GPT 개발업체 오픈AI가 내년부터 브로드컴과 협력해 자체 AI 칩을 생산한다는 소식에 9월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주가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오픈AI의 독자 칩 생산이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 구조에 변화를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5일 뉴욕 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9.4% 급등한 334.89달러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1조5750억 달러로 치솟았다. 반면, AI 칩 시장을 장악해 온 엔비디아는 2.9% 하락해 166.65달러로 떨어져 8월 최고가 대비 약 9%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AMD 역시 6.6%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번 협력은 오픈AI가 2023년부터 브로드컴과 손잡고 자체 AI 모델 훈련과 운영에 특화된 맞춤형 칩을 공동 설계해 왔으며, 2026년 중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임이 복수의 소식통과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CNBC, 블룸버그 등의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CEO는 실적 발표에서 이 대형 주문의 고객사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100억 달러 규모 주문의 발주처가 오픈AI라고 보고 있다. 이 칩은 주로 오픈AI 내부용이며 외부 판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움직임은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 구도를 요동치게 하는 신호탄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나, 오픈AI가 맞춤형 칩 생산으로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브로드컴은 구글, 메타, 바이트댄스 등 각축을 벌이는 클라우드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 오픈AI까지 합류하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브로드컴은 3분기 AI 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52억 달러를 기록했고, 4분기 전망치는 62억 달러까지 상향 조정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로드컴과 오픈AI의 맞춤형 칩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이에 따라 브로드컴의 목표 주가를 기존 265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거대 AI 업체들이 자체 또는 맞춤형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향후 수년 간 복잡한 경쟁과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5년 한 해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칩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MD CEO 리사 수는 AI 가속 칩 시장 규모가 2028년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등, AI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즉 오픈AI가 브로드컴과 100억 달러 규모 맞춤형 AI 칩 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AI 칩 시장의 패권 경쟁 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하는 대형 변수가 나타난 상황이다. 이는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의 기술·비용 전략과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를 새롭게 그리는 주요 이슈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