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AI 업계의 거물 오픈AI와 신생 웨어러블 스타트업 이요(Iyo) 간의 상표권 분쟁이 미국 법원으로 비화했다.
오픈AI가 애플 전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io’라는 이름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인수하자, 이요가 “이름이 너무 비슷하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요 측은 과거 오픈AI에 인수와 투자, 지식재산권 거래를 집요하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알려지면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유치하고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분쟁의 발단…‘io’ 인수와 이름 전쟁
2025년 5월, 오픈AI는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AI 하드웨어 기업 ‘io’를 약 65억 달러(약 8.7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곧바로 구글 출신이 창업한 웨어러블 스타트업 ‘이요(iyO)’가 “io와 iyO는 발음이 동일하고, 제품 카테고리도 겹쳐 소비자 혼동과 브랜드 훼손이 우려된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요는 법원에 “오픈AI와 아이브 측이 과거 투자·협업 논의 과정에서 우리 기술과 브랜드, 제품 콘셉트를 상세히 공유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2~2025년 사이 이요와 오픈AI, 아이브 측은 여러 차례 미팅과 데모, 기술 자료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이요 손 들어줘…오픈AI ‘io’ 브랜드 사용 중단 명령
미국 연방법원은 6월 20일 “상표 혼동과 브랜드 훼손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오픈AI와 아이브, io 측에 ‘io’ 브랜드 사용을 일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오픈AI는 io 인수 발표 블로그, 영상, 웹사이트 등 모든 홍보 자료를 긴급 삭제하고 “법원 명령에 따라 일시적으로 내렸다”는 공지를 띄웠다.
법원은 10월 본격 심리를 예고했고, 그때까지 오픈AI는 io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다. 단, 인수 자체나 하드웨어 개발은 계속 진행된다.

샘 올트먼 “유치하고 실망…이요가 먼저 인수 요청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SNS(엑스)에 “이요 창업자가 먼저 투자·인수·지식재산권 거래를 집요하게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런 방식은 실망스럽고, 생태계에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이요 측이 보낸 인수 요청 이메일 스크린샷까지 공개하며 “멋진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건 환영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소송으로 가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요 창업자 제이슨 루골로는 “두 글자 이름만 675개나 더 있다. 굳이 우리 것을 써야 하냐”며 맞받아쳤다.
이요측 주장 “브랜드·기술 탈취, 스타트업 생존 위협”
이요는 “오픈AI가 대기업의 영향력으로 우리 브랜드와 시장을 잠식하려 한다”며, io와 iyO가 모두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이어버드 등)라는 점, 오픈AI 측이 과거 이요의 제품, 기술, 사업계획을 공유받은 점, io 브랜드가 대대적으로 홍보되면 소규모 스타트업인 이요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요는 “이미 투자 유치와 생산 일정 등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다”며 손해배상과 함께 io 브랜드 사용 영구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파장…AI 하드웨어 시장 ‘상표권 전쟁’ 신호탄
이번 소송은 AI 하드웨어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브랜드/상표권 보호,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브랜드 잠식 논란, 법적 리스크와 시장 지배력 이슈 등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는 뉴욕타임스 저작권 침해, 일론 머스크 계약 위반 등 이미 여러 소송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상표권 분쟁이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픈AI와 이요의 상표권 소송은 단순한 이름 싸움을 넘어, AI 하드웨어 혁신과 시장 선점, 스타트업 생태계 보호라는 복합적 이슈가 얽혀 있다. 10월 본안 심리 결과에 따라 AI 업계의 브랜드 전략과 법적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