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한국인 인공지능(AI) 스타 연구원 정형원 박사가 오픈AI를 떠나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Meta)에 합류한다.
글로벌 AI 거버넌스의 판을 흔드는 '초지능 인재 쟁탈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정 박사의 이직은 한국 AI 인재 역량과 글로벌 빅테크 업계의 인재 유치 경쟁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고 와이어드(Wired),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등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MIT 박사 출신 정형원, “o1” 개발 주역에서 메타 초지능팀으로
정형원 박사는 2019년 미국 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구글 브레인(현 구글 딥마인드)에서 4년간 거대언어모델(LLM) 및 추론 AI 연구에 참여했다. 이후 2023년 2월 오픈AI로 자리를 옮겨, 챗GPT의 추론 특화 멀티모달 모델 ‘o1’과 리서치 자동화 에이전트 ‘딥 리서치(Deep Research)’ 등 핵심 프로젝트 개발에 깊이 관여했다.
정 박사는 2024년 12월 6일 o1 공식 발표 유튜브 영상에서 “외계어식 한국어”도 유연하게 번역하는 이 모델의 퍼포먼스를 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정 박사는 오픈AI에서 o1 모델을 비롯해 인공지능 검색 및 리포트 자동작성 등 추론·에이전트 분야 혁신을 이끌었으며, 글로벌 20여 명의 ‘o1’ 핵심 개발자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의 '슈퍼 인재 스카우트'…팀 단위 통째 영입
정형원 박사의 이적은 최근 AI 인재 유치를 위한 메타(Meta)의 전방위적 스카우트 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메타는 지난 6월 차세대 AI 프로젝트인 '초지능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s·MSL)'를 공식 론칭하고, 핵심 연구원 단위를 ‘팀 단위’로 이직시키는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 박사 외에도 최근 오픈AI 등에서 잇달아 엘리트 연구진 10여 명이 메타로 옮겼으며, 이 과정에서 인당 수억달러(수천억 원)에 가까운 보상 플랜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이미 AI 스타트업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 오픈AI 창립멤버 다니엘 그로스, SSI(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 공동 창립자, 전 GitHub CEO 냇 프리드먼 등 각 분야의 최고 연구진을 속속 확보해 ‘초지능 연구소 라인업’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머릿속 부족지식까지 팀 단위 흡수”…AI 패권경쟁 새국면
외신 대부분은 이번 '정형원·제이슨 웨이 등 팀 단위 메타행'을 두고 “AI 쓰나미 시대, 연구팀 내부의 ‘부족지식(tribal knowledge, 암묵지)’ 확보 경쟁이 전례 없는 단계로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한 팀이 가진 노하우, 연구 문화와 시너지를 그대로 옮기는 ‘패키지 스카우트’가 노골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더버지 등은 최근의 메타 영입 방식이 “몇 년 전 IT업계의 CEO, CTO 수준 ‘인물 영입’에서 이제는 팀 전체 기획·개발 역량까지 흡수하는 형태로 진화 중”임을 강조했다.
오픈AI 내부도 '빙하기'…최고급 두뇌 유출 러시 이어져
정형원 박사의 사내 슬랙 슬랙 계정이 비활성화되고, 그의 팀 동료인 제이슨 웨이 역시 직장 프로필 변화가 포착되는 등, 오픈AI 내부에서도 연쇄적인 인재 유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정 박사 링크드인 상에는 여전히 오픈AI 재직으로 나타나 있고, 오픈AI와 메타 양측 모두 '이적'에 관한 공식 브리핑은 밝히지 않았다.
“슈퍼스타급 AI 인재, 글로벌 경제 전략의 핵심”
상위급 AI 연구진의 이동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다. 챗GPT 이후 초대형 AI 모델 경쟁이 한계 효용 단계에 도달하며, 앞으로는 ‘추론·탐색·에이전트’ 등 혁신 패러다임의 전환이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주요 매체들은 “AI 연구진의 집단 이직이 결국 모델 설계, 상용화, AI 윤리·안보 논쟁 등에서 세력 균형을 뒤흔든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번 영입은 한국계 AI 인재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KAIST, 서울대-미국 명문 박사-글로벌 빅테크 실리콘밸리 현장 수행까지 잇는 'K-AI 네트워크'가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