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의 중심에 선 오픈AI(OpenAI)가 최근 5000억 달러(약 700조원)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비상장 기업 중 최대 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폭등한 밸류에이션을 두고 월가에서는 ‘AI 거품론’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오픈AI 기업가치, 1년 새 3배 급등…직원 지분매각 통해 실질 검증
블룸버그(Bloomberg), 로이터(Reuters),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Investing.com, Sacra, VisualCapitalis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진행한 현·전직 직원 지분 매각으로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약 700조원)까지 상승했다. 이번 매각에서 투자사들은 Thrive Capital, 소프트뱅크(SoftBank), 아부다비의 MGX, T. Rowe Price 등이 포함됐고, 전체 매각 규모는 약 66억 달러에 달했다. 작년 10월 1570억 달러, 올해 3월 3000억 달러였던 가치가 1년 만에 3배 넘게 폭등한 셈이다.
이번 거래는 신규 투자 유치가 아닌, 직원 보유지분의 유동화(secondary 거래) 성격이었다는 점에서 “내부 신뢰 신호”와 함께, 여전히 외부 투자자 수요가 견고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거품 경계령…“예상 매출의 25배, 수익 모델 증명이 과제”
문제는 거침없이 치솟는 오픈AI의 몸값이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큼 실물 지표로 이어지느냐는 데 있다. 세븐스리포트 등 리서치 기관들은 오픈AI의 기업가치가 2025년 예상 매출 200억 달러의 25배에 달한다며, 이를 정당화하려면 성장세를 실제 수익화로 연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오픈AI는 올해 상반기 43억 달러를 벌었으며, 연매출 130억 달러 달성도 예고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 상태’로, 올 상반기 현금 소진액만 25억 달러에 달하고 연간 연구개발비도 67억 달러에 이르는 상황이다.
수익 창출 대부분은 챗GPT 유료 구독과 API, 엔터프라이즈 도구 판매에서 나오고 있다. 유료 구독자는 수천만명에 달하며, 기업고객용 계약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운영 효율화보다 사용량 증가가 더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AI는 미래지만…” 월가·테크업계도 ‘버블’ 우려 인정
AI 인프라 확대 역시 거품 논란에 불을 붙였다. 지난달 오픈AI와 엔비디아(Nvidia)는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 투자 규모, 10GW(기가와트) 데이터센터 건설 전략적 파트너십에 전격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1단계로 100억 달러를 즉시 투입하며, 오픈AI의 차세대 AI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견제와 지나친 ‘AI 열풍’에 대한 월가 내부의 경계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AI 시장에 일정 부분 거품이 낀 것은 사실”이라며 “비이성적 열광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AI의 사회적 가치는 막대하다”고 직접 인정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역시 “좋은 아이디어와 나쁜 아이디어가 뒤섞인 거품 상태”라면서도 “AI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망 및 리스크…“수익성·경쟁력 입증 없인 가격조정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오픈AI가 AI 인프라, 데이터센터, 핵심 인재 확보 등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확실히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한다. 시장에서는 오픈AI의 단기 급성장과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거품이 관련 종목 주가 변동성, 투자심리 변화, 벤처캐피털 자금 흐름에 미칠 파장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생성형 AI 투자 기관의 95%가 아직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MIT 보고서, 경쟁사들의 치열한 AI 인재 쟁탈전 등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한편,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전환, 비영리→영리법인 구조 개편 등 경영변화도 추진하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제2의 닷컴 버블’로 AI 시장이 충격을 맞을 경우, 세계 경제 전반의 조정, 벤처·테크기업 밸류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경고 또한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