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국내 대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모기업 아이아이컴바인드의 기업 가치가 4조원에 육박하며 주목받고 있다.
2025년 6월 구글이 AI 스마트 글래스 사업에서 젠틀몬스터를 디자인 파트너로 선정하며 1450억원을 투자해 약 4% 지분을 확보, 기업 가치를 3조7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프랑스 명품 그룹 LVMH의 사모펀드 엘케터톤아시아는 기존 600억원 투자에 더해 기업 가치를 4조5000억원으로 책정하고 추가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실적도 눈부시다. 2024년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매출액 7891억원에 영업이익 2338억원을 기록, 약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로 패션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낮은 원가율과 독특한 디자인 경쟁력이 강점으로, 브랜드 가치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점차 인정받고 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안경브랜드 젠틀몬스터 외에도 뷰티(탬버린즈), 푸드(누데이크), 모자 등 신사업을 순차적으로 확장하며 사업 볼륨을 키우는 중이다.
특히 아이아이컴바인드 김한국 대표는 30%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해 이미 재산 1조원을 넘긴 자수성가 창업자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트업계와 재계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젠틀몬스터가 한국 패션 산업의 차세대 선도주자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APR 김병훈 대표도 31.35%의 지분을 보유, 보유 주식 가치만 2조4920억원에 달하며 36세의 젊은 억만장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병훈 대표는 최근 서울 성수동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펜트하우스를 290억원에 구매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APR 김병훈 대표(88년, 연세대 경영학과)와 젠틀몬스터를 앞세운 아이아이컴바인드 김한국 대표((81년, 고려대 신방과)간에도 뷰티·패션 브랜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교롭게 이 두 기업 대표가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이라 패션뷰티 업계 연고전(고연전)으로 불린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야구, 아이스하키, 농구, 럭비, 축구의 5종목으로 맞붙는 대표적인 대학 정기 스포츠 축제인 2025년 연고전(정기 고연전)은 9월 19일(금)~20일(토) 양일간 개최된다.
김병훈 APR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환학생 시절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뷰티테크 분야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왔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미국 LA, 홍콩,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2025년 1분기 미국 온라인 스킨케어 매출 4위에 오르는 등 고속 성장 중이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을 신제품 모델로 발탁, 세계적 K-뷰티 인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을 ‘화장품 업계 내 외형 성장률 1위’로 평가하며, 올해 연간 매출 1조원 달성 전망이 우세하다. 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31만원대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김병훈 대표는 블룸버그 등 외신으로부터 ‘한국의 새로운 억만장자’, ‘30대 뷰티 재벌’로 주목받으며, 국내 뷰티 산업의 전통 강자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김한국 대표의 추격전략도 만만치 않다. 젠틀몬스터의 성장공식은 구글 스마트 안경과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젠틀몬스터가 디자인을 전담하는 3자 협력 구조로 진행된다.
구글은 AI 기반 XR(확장현실) 스마트 안경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 플랫폼과 인공지능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해 기능을 구현하며, 삼성전자는 고성능 하드웨어 제조를, 젠틀몬스터는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안경 디자인을 담당한다. 이로써 단순 기기 개발을 넘어서 ‘기술과 패션의 융합’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추구한다.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을 내장해 스마트폰과 연동되며, 실시간 통역, 내비게이션, 일정 확인 등 AI 비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젠틀몬스터는 디자인 철학과 예술적 감각을 AI 스마트 안경에 녹여 기술과 미학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구글 XR 부사장은 이 협업에 대해 “기술이 패션이 되는 시작점”이라 평하며, 새로운 웨어러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소비자와 특히 중국 MZ세대 공략에 성공하며 글로벌 K패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점도 성장의 큰 축이다. 12개국 65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크게 늘며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했다.
이 두 기업은 독창적 디자인과 브랜딩, 글로벌 수익성 및 투자자 신뢰, 신사업 확장, 그리고 공간마케팅과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존 뷰티, 패션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술DNA를 탑재해 추가 성장 모멘텀도 갖추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이 두 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혁신적 디자인과 신사업 확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국 패션과 뷰티 산업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CEO들이 80년생이라는 점과 사업초기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를 타깃으로 사업을 해왔다는 점도 비슷해 앞으로 K-뷰티의 첨병으로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