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현재의 과도한 AI투자 거품이 닷컴 버블 붕괴나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보다도 더 큰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 4일(현지시간) 금융 분석가들과 글로벌 기술 리더들이 인공지능(AI) 투자 거품에 강력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MacroStrategy Partnership, 골드만삭스, 런던 셀우드 매니지먼트, TS Lombard, KeyBanc, 스탠퍼드 AI 지수, 로이터, CNBC, Fortune, Investopedia에 따르면, UBS 출신 줄리앙 가란(MacroStrategy Partnership)은 이번 주 연구에서 현재 AI 거품이 닷컴 버블의 17배, 2008년 부동산 서브프라임 위기의 4배 규모라고 분석했다. 이는 19세기 경제학자 크누트 빅셀 이론을 활용해 지난 10년간 저금리가 야기한 자본의 과잉 배분을 평가한 결과다.
골드만삭스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10월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크 위크에서 12~24개월 내 시장 조정 가능성을 예고하며, 닷컴 버블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솔로몬은 “많은 자본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시장 기대가 실제 기술 잠재력을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기업들은 올해 사상 최대 3200억 달러 자본 지출 예산을 투입하며, AI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의 글로벌 AI 투자액은 2523억 달러로 2014년 대비 13배 증가했다.
특히 AI 인프라 확장 비용 대부분이 부채로 조달되고 있어 위험 신호가 커지고 있다. 오라클은 오픈AI와의 3000억 달러 계약 이행을 위해 향후 4년간 연간 약 250억 달러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은 현재 820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해 자본 1달러당 4.5달러의 빚을 지고 있으며, 이는 알파벳(부채비율 11.5%)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메타 또한 290억 달러 규모 사모자본 조달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고 있다. TS Lombard의 다리오 퍼킨스 전무이사는 “부채는 시장 거품의 카나리아”라며 현재 재무제표 외 SPV(특수목적법인)를 활용하는 금융 공학 수법이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AI의 변혁적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투자 수익률이 미지수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크다. MIT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 파일럿 프로젝트의 95%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했으며, OpenAI는 2030년까지 매출을 현재 120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로 2400% 이상 끌어올려야 현재 수준의 지출을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AI 관련 기업의 주가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0년간 350% 주가 상승했으며,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등 AI 집중 기업들이 S&P 500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집중도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즉 AI 산업의 기록적 투자와 고성장은 분명하지만, 과도한 부채 의존과 금융공학적 위험 확대, 기대치와 실질 성과 간 괴리가 맞물리며 향후 시장 조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기술 광풍의 본질과 재무 리스크를 신중히 평가할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