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초급 직위 근로자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여성과 청년층이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유엔과 국제 연구기관들의 최신 보고서와 통계가 이를 뒷받침하며, 이 현상이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고착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경고한다.
AI 위협에 노출된 여성 일자리
Storyboard18, Euronews, Women in Tech Network, AIPRMcorp, Axios, Magnet에 따르면, 유엔 국제노동기구(ILO)가 2025년 발표한 'Gender Snapshot 2025' 보고서는 전 세계 여성 일자리의 27.6%가 생성형 AI 자동화에 노출되어 있는 반면, 남성은 21.1% 수준에 머문다고 밝혔다.
특히 사무직, 행정직, 공공 부문 등 여성 근로자가 주로 종사하는 직종의 자동화 가능성이 높아 고소득 국가에서는 여성들이 남성 대비 거의 3배의 실직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은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소수이며, 전 세계 기술 인력 중 29%, 기술 리더십 위치는 14%만을 차지하고 있어 AI 전환기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다. 컴퓨팅·코딩 등 AI 대체가 활발한 분야에서 여성 인재 양성과 기술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청년 실업률,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
청년층은 AI 대체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이고 빠르게 받는 집단이다. 스탠포드대의 2025년 연구에서는 AI에 노출된 직종에 종사하는 22~25세 근로자의 고용이 13% 급감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 청년층에서는 20% 가까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경우, 청년(15~24세) 실업률이 9월 기준 14.7%로 15년 만에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학생들의 실업률은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상승했으며, 온타리오주 10대 실업률은 22.2%에 달하는 등 청년층의 취업 한파가 심각하다.
주니어 직무 급감, 직업 진입장벽 높아져
세계경제포럼(WEF)이 2025년 발표한 'Future of Jobs Report'에 따르면, 보고서 작성, 연구 요약, 코드 수정, 데이터 정리 등 주니어 직원이 주로 담당하던 업무 가운데 50%~60%가 AI로 대체 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조직들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주니어 직군 채용 축소에 나서는 추세다.
맥길대 졸업생 재클린 실버는 “생성형 AI가 코드 작성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예전보다 사람이 직접 코딩할 필요가 줄었다”며 “직접 만든 AI 결과물을 검사하거나 다듬는 역할 위주로 일자리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적 대응 시급
국내외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취업 시장 격변기에 여성과 청년을 위한 정책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여성의 기술교육 강화, 청년층 취업지원 확대, AI 이해도 향상과 직무 재설계가 필수적이며, 그렇지 않으면 격차가 더욱 고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렌트 지니스 캐나다 보수당 의원은 “청년 실업 위기 심화가 이들의 평생 경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에 혁신적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번 AI 혁신은 일자리 창출과 자동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적 현상이나, 현재는 특히 여성과 청년이라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부정적 영향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노동시장과 교육, 사회안전망의 체계적인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