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5년 8월 1일(현지시간) 팀 쿡은 애플의 CEO로서 5091일을 재직하며 스티브 잡스를 공식적으로 제치고 애플 역사상 최장수 최고경영자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economictimes, India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1997년 9월 16일부터 2011년 8월 24일까지 두 차례 CEO로 재직했고, 이 기간은 총 5090일에 달했다. 쿡은 2011년 8월 24일 잡스의 뒤를 이어 CEO에 올랐다.
3조 달러 시대, 압도적 재정 성과
쿡의 리더십 하에서 애플은 놀라운 재정적 성과를 거뒀다. 2022년 1월, 애플은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고, 2025년 8월 1일 기준 현재 약 3조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3분기(6월 마감)에는 분기 매출 940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 순이익 234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57달러(12% 증가)를 기록해 역대 6월 분기 신기록을 세웠다.
특히 서비스 부문(앱스토어·iCloud·애플뮤직 등)은 분기 매출 27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13% 증가)를 달성했고, 아이폰 판매 역시 445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하드웨어에 편중됐던 잡스 시대와 달리, 쿡은 공급망 최적화, 서비스사업 다각화, 환경경영 강화 등에 집중해 매출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했다. 애플은 2025년 현재 30억번째 아이폰을 출하했으며,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혁신 논란: '잡스의 비전' vs. '쿡의 체계'
재정과 글로벌 운영 능력 측면에서 쿡의 공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혁신의 약화'라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는다.
잡스 시대에는 iMac, iPod, iPhone 등 세상을 바꾼 혁신 제품들이 쏟아졌다면, 쿡 시대의 상징은 '안정된 성장'과 '서비스 다각화'다. 주요 신제품으로는 애플워치와 에어팟, M1·M2·M3·M4 칩이 대표적이지만, 아이폰의 디자인은 2019년(조너선 아이브 퇴사 이후) 이후 거의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혁신에 대한 의문은 매출 성장률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3개년 평균 연매출 성장률은 2.3%에 그쳤으며, 동기간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11~14%, 엔비디아는 80%에 달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빅5’ 중 가장 느린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에 추월당했다.

AI 변곡점과 경영 승계
애플이 겪는 최대 위협은 '인공지능(AI) 전환기'에서의 주도권 상실이다. 최근까지 AI 인재 유출이 이어지고, 애플 내 AI 시리 프로젝트 역시 디바이스 내(on-device) 최적화에 집중하면서 외부 대비 신속성·개방성이 지적받았다.
팀 쿡은 "AI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대형 AI 기업 인수도 열려 있다"고 공개 밝혔다. 실제로 2025년 한 해에만 7곳 이상의 관련 회사를 인수했으나, 아이폰 내 실질적인 AI 강화 시리는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상태다. 애플의 AI 투자는 연간 140억 달러로 증가했으나, 구글(850억 달러), 메타(72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분기별 300억 달러)에 비교하면 작다.
리더십 승계와 관련해서는 장기 후계자로 여겨졌던 제프 윌리엄스가 은퇴하고, 사비 칸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됐다. 그러나 새로운 CEO 후보로는 1975년생 존 터누스(50세,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가 유력하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계 구도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향해
팀 쿡은 “경쟁자를 이기면 충분하다는 전략에서 이제는 AI라는 새로운 영역의 ‘곰’과 맞닥뜨렸다”는 비유를 종종 들어왔다. 애플이 AI·클라우드·개방혁신에서 진정한 도약을 이뤄내고, 향후 CEO 승계와 함께 새로운 ‘잡스급’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