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5년 2분기 동안 애플 주식 2000만주를 추가 매도한 사실이 8월 15일(현지시각) 공개 규제서류를 통해 확인됐다.
그 결과 버크셔의 애플 보유량은 2억8000만주로 줄었으며 평가액은 약 6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매각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 최초의 단일 투자처이며,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22%를 차지한다.
버핏, 기록적인 현금 보유량 속에서 애플 주식 2000만주 추가 매각, 왜?
9to5mac, Stocktwits, Benzinga 등의 보도에 따르면,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5년 2분기 동안 2000만주를 매각하며 애플 지분을 다시 한번 줄였지만, 여전히 이 회사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버핏이 애플 CEO 팀 쿡의 리더십을 계속 칭찬하면서도 현금 축적을 향한 버크셔의 전략적 전환의 최신 장을 의미한다.
전략적 현금 축적, 사상 최대치 경신
버핏 회장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 그 이상이다. 버크셔는 2025년 2분기 말, 사상 최대인 3440억 달러(약 460조원)의 현금을 보유해 고점 현금 축적 시대를 맞고 있다. 2023년 말 당시 1500억 달러 수준이던 현금은 1년 반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동시에 주식형 증권 보유액은 3540억 달러에서 2640억 달러로 25%가량 급감했다는 통계(Statista 기준)도 확인된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거액 현금 보유가 경기 침체 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예상한 방어적 행보라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버핏은 연례 주주서한에서 “여러분 자금의 대다수는 여전히 주식에 배치되어 있다. 버크셔는 영원히 자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에 투자할 것”이라며 여전한 주식 신뢰를 강조했다.
애플 매각하면서도 애플 찬사, 그리고 쿡 효과
흥미로운 점은 버핏이 애플을 매도하면서도 CEO 팀 쿡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25년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장에서는 “다소 부끄럽게도 팀 쿡이 제가 평생 동안 벌어들인 것보다 버크셔에 훨씬 많은 돈을 안겨줬다”고 밝혀 주주들을 놀라게 했다.
버핏은 또 “스티브 잡스가 창조하지 않았다면 애플은 없었을 것이고, 팀 쿡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장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두 CEO의 시너지를 높게 샀다.
버핏의 은퇴설이 공론화되는 가운데, 팀 쿡 역시 “워렌 버핏을 직접 알게 된 것은 내 인생의 큰 특권 중 하나였다”며 상호 존경의 메시지를 전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본격화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애플 감축을 넘어서 의료/헬스케어 분야 신규 진입으로 이어졌다. 2025년 2분기 버크셔는 UnitedHealth Group 주식 500만주(약 16억 달러어치)를 매입하며 업계 ‘진출 선언’을 내렸다. 이는 그동안 헬스케어 투자에 비판적이던 버핏의 기존 행보와 대비되는 측면이다.
한편, 버크셔는 기존 T모바일(T-Mobile)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지분도 추가 감축했다. 2023년 고점 당시 버크셔는 애플 주식을 9억1500만주 이상 보유하며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을 집중했으나, 최근 2년간 점진적 감축과 다각화가 두드러진다. 이 모든 변화는 버핏의 후계자인 그렉 아벨(연말 CEO 승계 예정) 체제 준비와도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