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국제선 허브 중 하나인 영국의 관문인 런던 히스로(히드로) 공항이 정전으로 온종일 폐쇄된다.
21일(현지시간) BBC, CNN,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히드로 공항 측은 "새벽에 공항에 전기를 공급하는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정전으로 이어졌다"면서 "승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3월 21일 23시 59분까지 공항을 폐쇄한다. 승객들에게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히드로 공항은 추가 폐쇄까지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며칠 동안 공항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히스로 공항은 이날 1351편의 항공편을 처리해 최대 29만1000명의 승객을 수송할 예정이었으나 대부분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노선이 변경됐다.
런던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방차 10대와 70명의 소방관이 런던 서부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화재는 인근 변전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팻 골본 런던 소방대 부국장은 “사건은 장기화될 것이며, 대원들은 밤새 현장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아침으로 접어들면서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가능한 그 지역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역 주민들에 “상당한 양의 연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창문과 문을 닫아두라"고 권고했다.

이 사태로 영국으로 진입하는 전 세계 항공편이 대거 우회되거나 취소되는 등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했다.
항공편 추적 웹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날 예정된 히스로 공항 항공편은 1351편이다. 히스로 공항 도착편은 런던 개트윅 공항과 스탠스테드 공항,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 아일랜드의 새넌 공항 등으로 도착지가 변경됐다.
히드로 공항은 하루 약 25만명이 오가며 약 1300회의 이착륙이 이뤄지는 전 세계 최대 공항으로, 45초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 중 하나다. 여행 데이터 그룹 OAG에 따르면 두바이 공항에 이어 히스로 공항 이착륙편이 가장 많았다.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럽의 공항이 이처럼 대규모로 혼란을 겪은 것은 지난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재 구름으로 약 10만 편의 항공편이 결항된 이후 처음이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의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화재를 ‘재앙적’이라고 표현하면서 공항의 전력 백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공항 폐쇄 소식에 이날 유럽의 여행 및 레저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스톡스600 지수는 유럽 시장 후반 0.8%가량 하락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0.6% 안팎으로 하락했다.
여행 및 레저 업종이 1.55% 내리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영국항공의 모회사인 IAG 주가는 런던 시장 초반 4% 넘게 급락한 뒤 후반 2% 내외로 낙폭을 줄였다. 이지젯 주가도 1%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