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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The Numbers] 루닛 임원들의 기막힌 '꼼수'에 개미들 '분노'…1주만 더 팔면 미리 공시했어야

공시 의무 피한 임원들의 '49억 9993만원' 블록딜에 시장 실망
8월부터 1300억 순매수한 기관, 이틀만에 320억원 던져
"296억원 팔아치우고 겨우 6억원 매수"에 주주들 분통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루닛 임원들이 사전공시를 피하기 위한 '꼼수 매도' 소식에 연일 하락세다.

 

루닛은 '회사 펀더멘탈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신이 팽배한 분위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루닛은 18일에도 전거래일 대비 8600원(10.26%) 하락, 19일은 전일 대비 3800원(5.05%) 하락한 7만1400원, 20일에도 11.9% 빠진 6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같이 3일 연속 루닛의 약세는 임원 및 주요주주의 시간외매매(블록딜) 소식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 임원 6명과 주요 주주 1인 등 7명은 보유한 일부 주식을 이날 장이 열리기 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된 주식은 38만334주로 대상 기업은 미국계 롱펀드 운용사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개장 전 ▲팽경현 상무이사(6만4156주) ▲유동근 상무이사(6만4156주) ▲박승균 상무이사(6만4156주)▲이정인 이사(6만4156주)▲박현성 상무이사(6만4156주) ▲옥찬영 상무이사(9554주)는 주당 7만7934원에 보유주식 각 수량만큼 블록딜로 처분했다. 현 임원은 아니지만 주요주주인 장민홍 공동 창업자(전 최고사업책임자)도 보유 중인 5만주를 7만7934원에 블록딜로 매도했다.

 

이 여파로 최근 고공행진하던 루닛의 주가가 하락하자 회사 측은 해명에 나섰다. 루닛 관계자는 “회사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에 임원과 관계자가 적극 동참한 데 따른 대출금 상환 등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것”이라며 “회사 성장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같은 날 루닛은 백승욱 이사회 의장과 서범석 대표이사가 총 6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 774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앞서 진행된 블록딜에 대한 주주 불안감을 해소하고 잠재적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이유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딜을 두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제도는 상장사 내부자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루닛 임원들이 1인당 매도 수량을 6만4156주로 정한 이유가 바로 사전 공시를 피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앞서 지난 7월 24일부터 시행된 '상장사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는 지분 10% 이상 주요 주주와 회사 경영진, 전략적투자자(SI)는 지분 1% 이상 혹은 50억원 이상을 거래할 때 거래 가격과 수량·기간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한다.

 

처분단가(7만 7934원)를 고려할 때, 루닛 임원들의 1인당 매도금액은 49억9993만3704억원으로 딱 1주 차이로 사전공시의무 제도를 면제받았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루닛 임원들의 행태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라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내부정보에 정통한 임원들이 사전공시까지 피해가며 주가 '고점'을 노려 수백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주장이다.

 

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 등에서 "296억원 팔아치우고 겨우 6억원 매수했느냐", "이러니까 국장(국내주식)은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루닛은 지난 5월 유방암 검진특화 AI 기업 볼파라를 인수한 뒤, 지난 8월 발표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이번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지난 17일까지 기관은 루닛을 1326억원 순매수하며 루닛의 주가를 3만5400원에서 8만5800원까지 2배 이상 끌어올렸다.

 

그러나 임원들의 매도 소식이 알려진 지난 18일과 19일 겨우 이틀 사이 기관 투자자는 루닛을 324억 원 순매도하며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사모펀드는 208억원, 연기금이 117억원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은 94억원, 외국인은 220억원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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