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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35조 쏟아붓고도 ‘61위’ 추락" 韓 중소기업 경쟁력 '낙제점'…선별지원·맞춤전략 없는 ‘퍼주기 행정’의 덫

정부 지원 60% 늘었지만…낙제점 받은 중소기업 국제 경쟁력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중소기업에 투입하는 예산과 지원사업 수가 최근 5년 새 기록적으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경쟁력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적 경쟁력 평가기관인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가 발표한 ‘2025년 세계경쟁력 순위(World Competitiveness Ranking)’에서 한국 중소기업 경쟁력은 2005년 41위에서 2025년 61위로 급락했다. 중국이 같은 기간 44위에서 11위로 도약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수년간 중소기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국제경쟁력은 되레 추락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성과가 기대됐지만, 현실은 ‘지원은 늘고 성적은 떨어지는’ 이중추락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숫자로 보는 ‘지원 확대’와 ‘역주행 결과’


먼저 가시적인 수치로만 보면 중소기업 지원은 분명 전례 없이 강화됐다. 중소기업 지원사업 수는 2018년 1422개에서 2023년 1646개로 15.7% 증가했다. 지원 예산(국가·지자체 통합)은 21.9조원(2018년)에서 35조원(2023년)으로 60.2% 폭증했다.

 

하지만 한국의 중소기업 국제경쟁력은 되레 급락했다.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세계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005년 41위 → 2025년 61위, 20계단 하락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4위에서 11위로 무려 33계단 상승했다.

 

이는 양적 확대 중심의 포괄적 지원 정책이 실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든 중소기업에 동등하게 나누는 지원금은 결국 아무도 깊이 도와주지 못한다”는 현장의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쟁력 하락의 왜곡된 결과…“혁신역량·생산성 격차 해소 시급”

 

국제경쟁력 하락의 배경에는 노동생산성 저하, 경직된 정책자금 운영, 기업가정신의 침체, R&D 효율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반면, 중국은 ICT, AI, 첨단소재, 금융·수출 인프라 투자를 집중하며 기반 체질을 빠르게 개선 중이다.


OECD·IMD 보고서 등은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대기업 대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지적하며, 단순 예산 증액보다는 디지털 전환, 인적자원 고도화, 성장사다리(Scale-Up) 프로그램 등 구조혁신 중심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대한상의 “돈만 쏟을 게 아니라, 유망주에 집중 투자 필요”


대한상공회의소(KCCI)는 최근 발표에서 “저성과 중소기업에 고르게 예산을 쏟기보다 성장성과 혁신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High-potential SMEs)를 선별해 지원 역량을 집중하는 ‘차등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진단했다.

 

실제로 KCCI 보고서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기업에 자원과 정책적 혜택을 집중할 경우, 중견기업으로의 도약과 전반적 산업생태계 혁신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다수 분산-동일지원 방식은 효율성과 임팩트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퍼주기에서 ‘선별과 집중’으로…이제는 체질 바꿔야


전문가들과 경제단체들은 지금이 질 중심의 체질개선 시점임을 강조한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주요 정책 제언들을 제안했다.

 

1. 차등화된 정책 지원
모든 기업에 공평하게가 아닌, “유망 중소기업을 사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전략이 시급하다. 성장잠재력 검증과 기술 트랙 레코드 평가를 포함한 새로운 서열화 시스템이 필요하다.

 

2. 생산성 중심 R&D 투자 및 ‘인력-교육’ 통합 패키지 강화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경쟁력 저하 원인 중 하나가 낮은 노동생산성과 R&D 효율성이다.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대학 연계, 실무형 고숙련 인력 재교육, 프로젝트 기반 R&D 매칭 시스템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

 

3. 스케일업·수출·글로벌화 전략 다변화
성장 정체기에 빠진 유망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펀드, IR 매칭,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 브랜드·지재권 지원 등 정책 다각화가 요구된다.

 

4. 효율적 자원 배분과 평가 시스템 구축
사업 부실률, 기술 상용화율, 고용 창출 지표 등을 실시간 반영하는 데이터 기반 정책 효과 평가시스템 또한 시급하다. 지금처럼 예산 집행만 강조하고 성과 모니터링이 느슨한 체제로는 자원 낭비만 가속화된다.

 

5. 스타트업~중견기업 간 성장사다리 구축
초기창업 이후 벤처→스타트업→중소형→중견기업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연속적 정책 사다리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는 지원기관과 정책 간 단절로 인해 ‘중간 사다리 붕괴 현상’이 뚜렷하다.

 

돈만 많다고 중소기업이 자라지 않는다


지금 한국 중소기업은 무려 35조원의 정책금융과 행정자원을 지원받고도 세계 61위라는 경쟁력 성적표를 받고 있다. 반면 전략적으로 규모·기술·수출 역량을 묶어 정책을 설계한 중국은 11위까지 도약했다.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구조와 정책 디자인이다.

 

이제는 단순히 '얼마나 지원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어떻게, 언제’ 지원하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시대다. 막대한 예산과 사업이 진짜 기업 성장으로 귀결될 수 있는 리디자인이 시급하다.

 

“예산 늘려도 뒷걸음질…이제는 혁신과 선택의 시대”


2025년 한국 중소기업정책의 현실은 ‘수십조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61위라는 성적표’로 요약된다. 세계 각국이 고도화된 산업정책,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배분과 혁신 친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체계적 생태계 전환이 없는 ‘무차별 돈풀기’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이것이 현실의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중소기업 경쟁력의 씁쓸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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