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몬세라트 산에서 발생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망고(Mango)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이삭 안딕(71)의 절벽 추락 사망 사건이 10개월 만에 미궁에 빠졌다가 장남 조나단 안딕(44)이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사건이 살인사건으로 전환됐다.
21일 로이터, 엘 파이스, 라 반구아르디아,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스페인 검경 당국은 조나단에 대해 증인 신분에서 용의자로 지위를 변경하고 공식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건은 2024년 12월 14일, 아버지 이삭과 장남 조나단이 매일 산책하던 몬세라트 산코스에서 발생했다. 조나단은 뒤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돌아봤을 때 이삭이 난간이 없는 절벽에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초기 경찰 수사는 실족사로 결론냈으나, 조나단의 진술에 모순점들이 발견되어 수사가 확대됐다.
특히 조나단은 사건 현장의 정확한 위치와 관련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고, 사건 현장에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사진 촬영 기록도 확인되는 등 허점이 드러났다.
더욱이 수사 과정에서 이삭의 파트너인 프로 골퍼 에스테파니아 노트의 증언이 반영됐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긴장 상태였다는 점도 수사의 물꼬를 틀었다. 이에 따라 현지 법원은 지난 9월, 조나단의 신분을 증인에서 살인 용의자로 격상시키고, 그의 휴대전화 내역, GPS 위치, 통화 및 메시지 기록 등 정밀 조사를 승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인 범죄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삭 안딕은 스페인과 터키를 오가며 1984년 바르셀로나에서 설립한 망고를 유럽 전역과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에 29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키워냈다. 그의 순자산은 약 45억 달러(약 6조 5000억원)로 스페인과 카탈루냐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하나였다.
사후 조나단은 망고 그룹 이사회 부회장 겸 지주사 MNG 그룹의 회장직을 맡아 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족 측은 “조나단의 결백을 신뢰하며 수사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신속히 사건이 종결되어 무죄가 입증될 것으로 믿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망고는 지난 2025년 상반기 매출 19억 유로(약 2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고, 글로벌 시장 내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프랑스, 독일, 터키, 스페인 등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2026년까지 매장 500개 추가 출점을 계획 중이다.
경찰과 법원은 사건을 아직 종결하지 않고 있으며, 외부에서는 이삭 안딕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족 간 불화설과 조나단의 모순된 진술을 근거로 의혹이 확산되고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