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이른바 ‘집사 게이트’에 대한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의 수사가 본격화됐다.
핵심은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린 김모(48)씨가 설립에 참여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가 2023년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총 18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다.
특검은 김씨가 언론 취재가 시작된 올해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고, 가족 주거지와 사무실까지 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여권 무효화 조치와 함께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등 강도 높은 수사에 착수했다.

IMS모빌리티 투자 구조와 시기…의혹의 ‘퍼즐’
법조계에 따르면, IT 업체인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는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184억원을 투자받았다. 2010년 대학원에서 김 여사를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진 김씨는 2013년에는 IMS모빌리티 설립에 관여했고 2018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는 이 회사의 이사를 지냈다.
2012년 3월부터 3년간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감사도 맡았다. 특히 김씨는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서 공범으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형이 확정된 인물이다.
무엇보다 IMS모빌리티는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3억원)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였다. 대기업들이 경영 위기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특검은 대가성 여부와 함께, 김건희씨 측근의 영향력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HS효성, ‘오너리스크’와 반복되는 부정 행태
HS효성의 투자 시점은 그룹 내부 비리 폭로와 경영진 계열사 신고 누락 등 각종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시기와 겹친다. 실제로 효성그룹은 과거에도 대규모 분식회계, 탈세, 차명재산 보유 등으로 국세청과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조원대 분식회계로 법인세를 탈루했고, 1000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관리하며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도 드러났다. 효성은 이 같은 분식회계와 차명재산 보유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대기업 투자, ‘사업성’인가 ‘관계’인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사업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은 투자 당시 이들 기업이 각각 분식회계, 내부 비리 등으로 공정위와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었던 점, 그리고 IMS모빌리티가 김건희씨 일가와 밀접한 인맥으로 얽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MS모빌리티는 설립 초기 도이치모터스에서 BMW 50대를 장기 임차해 사업에 활용하는 등, 김씨 일가와의 사업적 연결고리도 다수 확인됐다.

특검의 다음 행보와 전망
특검은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기각하자, IMS모빌리티와 투자 대기업들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특검은 사건 구조가 유사한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임을 강조하며, 영장 재청구를 통해 강제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자본잠식 상태의 벤처기업에 대기업과 금융사가 184억원을 투자한 ‘집사 게이트’는 단순한 투자 이상임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특히 효성그룹과 HS효성의 반복되는 오너리스크와 각종 부정행위는 이번 사건의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특검 수사가 어디까지 미칠지, 대기업-정치권-벤처기업의 얽힌 고리가 명확히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