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소리가 귀에서 나는 것 같아서 이어폰을 끼고 있는 줄 알았어요. 그때 친구가 ‘너도 들려?’ 묻는데, 아무도 못 듣는 거예요.”
최근 서울 대학로의 한 편의점 앞. 20대 대학생 김하린 씨는 ‘K-pop 노래 나오는 캔디’를 처음 맛본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 기묘하고 매혹적인 경험은 9월 24일 CU가 단독 출시한 ‘K-pop 골전도 캔디’에서 비롯됐다.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SNS를 뒤흔들며, 유튜브·틱톡·릴스 등에서 “입안 콘서트” 챌린지로 번지고 있다. 골전도 기술을 접목한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리뷰 영상이 연일 업로드되며, ‘내 귀에 캔디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K팝 노래캔디 구해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쇼츠 영상은 공개 4일 만에 조회수 78만회를 기록했다. 사용자들은 “친구랑 비교해 봤는데 노래가 다 달라 재밌다”, “입안에서 콘서트가 열린다” 등 다양한 평을 남기며 열광했다.
제품의 핵심 원리는 골전도로, 사탕 막대 끝의 미세 진동자가 치아와 턱뼈를 통해 음악을 내이로 직접 전달한다. 전원 버튼을 2초간 눌러 켠 뒤 사탕을 물면 음악이 재생되는 방식이다.
제품에는 복숭아·레몬 맛 캔디에 아이브의 'I AM', 에스파의 'Whiplash', 세븐틴의 'Thunder' 등 인기 K팝 곡들이 랜덤으로 수록되어 있다. 각 그룹 모두 국내외에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10~20대 대표 아이돌로, 사탕 출시 한 달 만에 7만개 이상의 판매고와 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빠른 반응을 얻고 있다.

BGF리테일 측에 따르면, 이번 상품은 지난 6월 아동용 애니메이션 OST 사탕의 성공에 힘입어 세대를 확장한 K팝 버전이다. 송윤선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해외 SNS를 중심으로 골전도 캔디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기획”이라며 “향후 K팝뿐 아니라 발라드,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감각형 소비’의 대표적 신호로 본다.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듣고 체험하는 상품이 MZ세대의 ‘놀이형 소비’를 이끄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SNS를 타고 유행의 진원지가 된 골전도 캔디. 이를 활용한 K팝 콘셉트 상품이 국내에서 어떤 장르 확장과 소비 트렌드를 이끌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