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2025년 9월 3일 오전 11시 56분,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15만t급 해양플랜트 선박의 하중 시험 과정에서 브라질 국적의 선주사 시험 설비 감독관 A씨(30대)가 선박 상부 구조물이 휘면서 약 10m 아래 바다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 발생 직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이송됐으나 끝내 운명을 달리했다. 현장에서는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해양경찰서와 경남소방본부는 CCTV 및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특히 사고 당시 구조물에 달린 워터백 4개(최대 100톤 수용)가 하중 시험 중 구조물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투입해 A씨가 한화오션 소속 근로자가 아닌 외국인임에도 중대재해처벌법상 ‘종사자’에 해당하는지 등의 법적 적용 범위를 조사 중이다.

한화오션 측은 사고 발생 직후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점검과 사고 원인 규명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고도의 기술과 복잡한 중장비를 다루는 작업 환경 특성상 노동자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으며, 특히 하중 시험과 같은 위험 작업에서 안전관리 체계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2024년 국내 조선소의 중대재해 사망자 수는 17명에 이르며, 이는 산업계 전체 사망자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화오션을 포함한 대형 조선소들은 최근 수주 호황에 따라 가동률이 급증했으나, 숙련 인력 부족과 다단계 하청 구조로 인해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약 1만5000명으로 전체 조선업 종사자의 13%를 차지하며, 언어 및 안전문화 차이로 인한 사고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해양수산부 통계에서 2024년 한 해 해양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총 164명(사망 및 실종)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안전사고(해상추락 등)가 51.2%를 차지하고 있어 해양 및 조선소 안전 강화를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등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건설 및 조선업 현장의 안전문화 혁신과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감독을 강화 중이다.
이번 한화오션 사고는 선박 구조물 붕괴라는 특수한 작업 환경에서 발생했으며, 국적과 소속을 떠나 모든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 마련과 법적 책임 범위 확대가 요구된다. 산업현장의 안전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기업과 정부, 국제사회 차원의 다각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