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DI동일이 2025년 9월 23일, 종합병원장·대형학원 운영자 등 재력가들과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들이 연루된 1000억원 규모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린 사실이 적발되면서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I동일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29.88% 급락한 2만5700원에 거래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합동으로 출범시킨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약 1년 9개월(2024년 초~2025년 현재) 동안 DI동일 주식을 대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대형 작전세력 7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법인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을 활용해 1000억원 이상의 시세조종 자금을 조달, 고가 매수 및 허수 매수 등 다양한 주문수법을 구사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조사 결과 부당 이득액은 400억원, 실제 취득한 시세 차익만 230억원에 이른다.
DI동일의 주가는 작년 초 2만4000원대에서 2025년 1월 13일 5만200원까지 폭등했으나, 이후 3~4만원대에서 등락하다가 이번 소식에 의해 다시 2만5000원선으로 급락했다. 작년부터 대주주와 소액주주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주가가 불안정한 양상을 보였는데, 주가조작 혐의자 중에는 행동주의 펀드 관계자도 포함돼 합동대응단은 경영권 분쟁 고의 이용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합동대응단장인 이승우 금감원 부원장보는 "시세조종 세력은 분산 매매, IP 조작, 통정거래 등 고도의 지능적 수법을 써왔으며, 금융당국 감시망을 피해가려고 다수의 계좌를 사용해 장기간 주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혐의자 자택과 사무실 10여곳에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관련 금융 계좌를 지급 정지 조치했다. 이번 사건은 새 정부가 강력 추진 중인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 정책 첫 번째 대형 적발 사례다.
DI동일 측은 "회사는 주가조작 사건과 무관하며, 불법 행위의 피해자일 뿐"이라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시가총액이 급감하면서 경영 불안과 기업 이미지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적발은 한국 주식시장 내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정부 의지를 상징하며, 시장 안정화 및 공정성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DI동일의 향후 주가와 경영 상황은 법적 대응 및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