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가 최근 붉은 행성 화성의 '커라구나(Kerrlaguna)' 지역에서 비활성 상태의 대형 모래 물결인 '메가리플(megaripples)'을 정밀 조사했다.
이 연구는 오늘날에도 활발히 작용하는 화성의 바람이 어떻게 지형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지를 이해하려는 최신 시도로, 2025년 8월 중순 완료됐다. 로버는 높이 약 1미터(3피트)까지 솟은 모래언덕들을 분석하며, 퍼서비어런스의 SuperCam, Mastcam-Z, MEDA 등 첨단 과학 장비를 활용해 모래 알갱이 크기와 화학적 조성, 소금 껍질 여부 등을 계산·측정했다.
현대 화성 환경과 메가리플의 역할
NASA 공식 블로그, ScitechDaily, Mirage News, Journal of Geophysical의 연구발표와 보도에 따르면, NASA 연구진은 "화성에서 과거는 암석에 새겨져 있지만 현재는 모래에 기록되고 있다"며, 커라구나 메가리플은 작은 리플과 거대한 모래 언덕 사이에 위치한 중간 규모의 지형으로, 간격은 5~40미터에 이른다고 밝혔다.
퍼서비어런스가 현장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는 이 모래언덕이 먼지로 덮여 있어 현재는 비활성 상태임을 보여주었으나, 이와 유사한 메가리플들이 다른 지역에서는 간헐적으로 이동하며 화성 표면을 변형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전한다.
과학자들은 특히 화성 북극 지방에서 발견되는 메가리플이 점진적이나마 활발히 이동하고 있음이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북반구 여름철 단 22일 동안 일부 미세 리플은 약 9.6미터를 이동하는 등의 빠른 이동 속도를 보여, 이전에 메가리플이 고정된 과거 지형물이라는 통념이 깨졌다. 다만 평균 이동 속도는 연간 13cm 정도로 완만한 편이다.
탐사의 학술적·실용적 의미
퍼서비어런스의 이번 메가리플 연구는 화성에서 과거와 현재 진행되는 바람의 지형학적 작용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특히 과거에 비해 화성 대기가 매우 얇아졌지만, 바람이 여전히 모래 알갱이를 움직이며 지형을 발전시키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더구나 NASA는 이 연구가 장차 인간 탐사 시 화성 토양 내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비행사들이 생존과 탐사에 필요한 재료를 현지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탐사 및 연구 전망
커라구나 탐사는 포괄적인 메가리플 연구를 향한 예행연습 성격도 지니고 있다.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인근 "라크 드 샤름(Lac de Charmes)" 지역으로 이동해 더 넓고 다양한 대형 지형을 조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화성의 풍향 변화와 표면 진화에 대한 추가 분석이 기대된다. 라크 드 샤름은 예제로 분화구의 영향이 적은 평원 지대로, 고대 지질학적 변동을 덜 받은 점에서 연구 가치가 높다.
이번 메가리플 연구는 퍼서비어런스가 최근 점토 및 감람석 함유 암석 접촉부를 조사했던 "웨스트포트(Westport)" 캠페인 이후 탐사 방향의 전환을 알린다. 탐사 과정에서 접근이 힘들어 후퇴했던 "미드토야(Midtoya)" 바위 노두는 현재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으나, 이 지역서 탐사된 새로운 구체상(spherule) 암석은 향후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NASA 퍼서비어런스의 메가리플 연구는 화성 바람이 현대에도 지형 변화를 유도하며, 향후 화성 유인 탐사에서 실질적 자원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성 탐사 역사에서 지질학적 과거뿐 아니라 현재 활동 중인 자연 현상을 규명하는 시도가 늘고 있어, 붉은 행성의 비밀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더욱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