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호주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조성한 화성 토양 시뮬런트에서 순수한 철과 철-실리콘 합금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화성에 지속 가능한 인류 정착지 건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스윈번 공과대학교 연구팀은 화성의 게일 분화구 토양 특성을 본떠 만든 합성 토양을 1000도에서 1400도까지 고온 가열해 금속을 얻는 데 성공했다고 2025년 8월 최근 밝혔다.
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CSIRO 공동 연구, NASA MOXIE 프로젝트, Acta Astronautica 발표 논문을 비롯해 Stockhead, mining.com, ssbcrack, citynews.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 혁신적인 공정은 화성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서 추출한 탄소를 환원제로 활용하는 ‘탄소열환원법(carbothermic reduction)’에 기반한다.
탄소는 대기에서 생성한 일산화탄소의 냉각 부산물로서, 화성 현지에서 조달 가능해 우주 자원 활용(In-Situ Resource Utilization, ISRU)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는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에서 이미 입증된 산소 추출 시스템(MOXIE)과 연계해 산소와 금속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나바반 박사 주도 연구팀은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금속을 가져오는 것은 천문학적 비용과 극심한 물류 제약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화성 현지에서 금속을 생산해 방사선 차폐재, 건물 구조재, 탐사 장비 제조에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 발사 비용이 2억4300만 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 자원 활용은 화성 정착 비용 절감에 핵심 기술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해 준비 중인 여러 우주 기관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최근 한국에서 열린 천체금속공학 워크숍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스윈번 대학 아크바르 라함다니 교수는 “앞으로 이 합금들이 실제 화성 환경에서 장기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로 웨이스트(폐기물 제로) 공정 확립이 가능한지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화성 현지 토양을 활용한 금속 생산 외에도, 연구진들은 화성 건축에 적합한 콘크리트, 황 콘크리트, 인간 단백질 기반 바인더(AstroCrete) 등 다양한 건설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황 콘크리트는 물이 부족한 화성 환경에서 물 없이 가공할 수 있어 유망한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듯 천체금속공학과 현지 자원 활용은 막대한 비용장벽과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열쇠로, 화성 식민지화의 토대를 마련할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실제 적용까지는 최적화, 내구성 검증, 확장성 확보 등 기술적 난관이 남아 있다.
이 혁신적인 연구는 향후 화성 유인 탐사 및 정착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우주산업에서의 자원 자립과 비용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반을 다지는 의미 있는 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