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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세계 최대의 화성 운석, 소더비에서 60억원 낙찰…‘붉은 행성’의 증거, 지구와의 연결고리 찾을까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2023년 11월 서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남쪽 니제르 한가운데서 우주 암석 사냥꾼에 의해 발견된 “NWA 16788”이 전 세계 과학계와 수집가를 열광시키고 있다.

 

ABC News, BBC, Space.com, CNN 등 주요 외신과 미국 소더비 공식 경매 데이터, 메테오리티컬 불리틴(Meteoritical Bulletin) 발표등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이 운석은 24.67kg(54파운드), 375x279x152mm(약 14.7x11x6인치) 크기로, 공식적으로 확인된 화성 운석 중 단일 최대 크기라는 점에서 그 존재만으로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표면에는 붉은색을 띤 용융 각피(fusion crust)와 대기권 돌입 시 생긴 독특한 함몰(레그매글립트)이 그대로 남아 있어 “화성의 실제 단면”으로 평가된다.

 

사라질 뻔한 우주 보물, 경매시장서 부활

 

2025년 7월 16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NWA 16788은 430만 달러(60억원)에 낙찰됐다. 수수료·세금 포함 가격은 53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역대 경매에 출품된 운석 중 최고가 기록이자, 기존 추정가 200만~400만 달러를 훨씬 뛰어넘은 결과다. 해당 암석은 알려진 모든 화성 운석의 약 6.5%를 차지하며, 그 ‘우주적 희소성’에서 천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NWA 16788의 낙찰가는 이전까지 14.51kg로 기록된 Taoudenni 002(말리산)보다 70%나 큰 크기에 의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공식 등록된 화성 운석은 약 400개, 전체 운석(7만7000여 개)의 0.5%도 되지 않는다.

 

1억4000만 마일, 화성에서 온 사신


이 운석은 화성 표면을 강타한 소행성 충돌로 우주로 날아올랐다가, 1억4000만 마일(2억2600만km)이라는 어마어마한 거리를 날아와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착륙”했다.

 

전문가들은 “화성에서 지구까지 운석이 실제로 도달할 확률은 극히 낮다”며, 이러한 대형 샘플이 바다 대신 육지에 떨어져 발견된 것은 과학계의 큰 행운이라고 평가한다.

 

 

'지질학적 타임캡슐'의 과학적 가치…느린 냉각이 남긴 우주 화석

 

이 화성 운석은 오랜 시간 화성 지각의 마그마가 서서히 냉각되며 만들어진 ‘조립질’ 광물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마치 5억년 전 화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타임캡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NWA 16788을 올리빈-미소가브로 셔가타이트(olivine-microgabbroic shergottite)로 분류한다. 

 

이 운석의 주된 광물학적 특징은 아래와 같이 분석된다.

 

휘석(Pyroxene)이 전체의 61.1%를 차지하며, 화성 마그마가 식으면서 주도적으로 성장한 광물이다. 휘석은 화성 내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암석 형성 광물 중 하나로, 내부 구조를 통해 마그마의 냉각 속도와 화학적 변화 과정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마스켈리나이트(Maskelynite)는 21.2%로, 높은 충격 변성 작용(소행성 충돌 등)으로 결정구조가 유리로 전환된 사장석이다. 이는 화성 표면에서의 극적인 충돌이 NWA 16788의 일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올리빈(Olivine)은 15.3%로, 고온에서 먼저 결정화되는 광물이다. 화성의 화산지대에서 비롯된 운석이라는 사실을 이 구성비가 뒷받침한다.

 

그 외(인산염, Fe-Cr-Ti 산화물, 피로타이트 등의 미량 광물)의 성분이 전체에서 2~3% 남짓 포함되어 있으며, 금속 원소나 인이 화성의 화학적 다양성을 반영한다.

 

이 운석은 가브로계 셔가타이트(gabbroic shergottite)와 포이킬리틱 셔가타이트(poikilitic shergottite) 사이의 중간적 특성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현재의 화성 운석 분류법이 미완성임을 시사하고, 향후 대륙의 암석 분류체계처럼 세분화될 가능성도 점친다.

 

특히, 결정입자 간의 미세한 충격흔적과 21%가 넘는 마스켈리나이트(유리질 변환 사장석)가 강력한 충돌의 물증을 제시한다.

 

실제로 서울대 등 국내외 연구진이 참여한 논문(LPSC 2025, Meteoritical Bulletin, 2024년 6월 등)에 따르면, 20%가 넘는 마스켈리나이트의 존재와 미세한 충격흔적은 NWA 16788이 잠시도 순탄치 않은 ‘화성의 역동적 지질사’를 전하는 증거로 지목된다.

 

‘우주+예술+과학’ 투자 열풍…그 뒷이야기


익명의 낙찰자에 의해 새 주인을 찾은 NWA 16788은 이미 이탈리아(아레초), 상해(샹하이 천문박물관) 등에서 전시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우주 미술품”을 예술·투자·과학이 결합된 새로운 자산군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

 

소더비 경매에 동참한 경쟁자 상당수는 고액 자산가, 미술품 수집가, 과학자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과학계는 일반 매각이 연구의 기회상실로 이어질까 우려를 내비쳤고, 판매 이후 샘플 일부가 과학 커뮤니티에 기증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류, 화성과의 ‘실시간 연결고리’ 가질 수 있을까?


운석 하나를 둘러싼 관심은 단순한 화석 수집의 차원을 넘어선다. NASA의 최근 심우주(딥스페이스) 광통신 실험은 1억4000만 마일의 장벽을 단숨에 넘는 초고속(25Mbps) 데이터 전송 성공 소식을 전하며, 머지않은 미래의 화성 미션이 단절 없는 ‘쌍방향 교류’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 과학적, 예술적, 경제적 가치는 단순 운석이 아닌 우주·인류·자본이 새롭게 교차하는 시대적 아이콘임을 입증했다. 앞으로 이 ‘붉은 행성’ 조각이 과학계에 어떤 영감을 더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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