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NASA의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거주 가능 세계 관측소(Habitable Worlds Observatory, 이하 HWO)가 2040년대 발사를 목표로 기술적·과학적 성숙 단계에 진입하며, 지구 밖 생명 탐사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6000여개가 넘는 외계행성 발견 성과를 토대로, HWO는 단순 행성 탐색을 넘어 태양과 유사한 별 주변에서 최소 25개의 잠재적 거주 가능 행성을 직접 촬영 및 분석해 생물지표를 탐지하는 혁신적 접근법을 구사한다.
NASA 공식발표자료, University of London, STScI HWO Conference Report, phys.org, Universe Today 뉴스에 따르면, HWO는 6~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세그먼트형 주경(主鏡)과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대역을 모두 아우르는 관측 능력을 바탕으로, 허블 우주망원경을 ‘슈퍼 허블’이라 부를 정도로 약 100배 향상된 민감도를 발휘한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HWO 기술 성숙 프로젝트 사무소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 기술 개발과 성능 검증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 망원경은 JWST(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와 로만 우주망원경에서 축적된 직접 이미지 기술을 한 차원 끌어올려 토성 질량급 외계행성 TWA 7 b를 비롯한 가스 행성 촬영 성공 경험을 디딤돌로 삼는다.
런던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표면 온도, 강수량, 증발량 세 가지 주요 기후 변수를 결합한 다차원 서식 가능성 평가 지표를 개발, 기존 단일 변수 평가 방식 대비 정확도를 67~70%에서 육지 표면에 한정하면 77~80%까지 끌어올렸다. 이 평가지표는 기후 모델 산출물 만으로도 현대 지구의 생명 분포를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재현해내 미래 HWO 임무의 대기 및 환경 생물지표 해석에 중추적 역할이 기대된다.
임무는 2040년대 중반쯤 NASA의 차세대 우주발사체인 SLS(우주발사시스템)나 스페이스X의 스타쉽,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등을 통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동일하게 라그랑주 점 2(L2, 지구-태양 중력평형점)에 위치해 운용될 예정이다.
고해상도 다중 필터 카메라, 자외선 다중 대상 분광기, 그리고 코로나그래프 등의 장비를 탑재해 별빛을 차단 후 미세한 외계행성 이미지를 획득하며, 산소·오존·메탄 등 생명활동 징후인 대기 구성성분 검출에 포커스를 둔다.
콜로라도 대학교 천체물리학자 케빈 프랑스는 "발견의 잠재력은 엄청나며, 이 미션은 인류가 우주에서 홀로인지 아닌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NASA 외계행성 아카이브의 오로라 케셀리 연구원 역시 "최근 3년간 외계행성 관측 수가 5000개에서 6000개로 급증한 만큼 더 정교한 행성 특성화 도구가 필요한 시점이며, HWO는 차세대 우주과학 연구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한편, NASA는 2025년 현재 기술 성숙도 단계(TRL) 5 이상 도달을 목표로, 과학·기술계와 긴밀히 협력 중이다. HWO 프로젝트는 2020년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10년 주기 조사에서 최우선 대형 우주망원경으로 선정돼 미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다. 본 임무의 성공적 추진은 천문 우주학, 행성 과학뿐 아니라 인류가 우주 생명체 존재에 대한 답을 찾는 데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