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버크셔 해서웨이가 워런 버핏 회장의 재임 마지막 해를 장식할 대형 인수전의 막바지 조율에 돌입했다.
2025년 10월 1일(현지시각) FT, 블룸버그, 로이터, CNBC등 글로벌 주요 매체들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에너지 대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으로부터 석유화학 자회사인 옥시켐(OxyChem)을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거래는 지난 2022년 버크셔가 알레게니(Alleghany)를 116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빅딜로, 버핏 회장이 2025년 말 퇴임을 앞두고 남기는 마지막 ‘시그니처’ 거래란 점에서 투자계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 대상 ‘옥시켐’의 역량과 경영 배경
옥시켐은 지난 2024년 6월까지 12개월 기준 약 50억 달러(약 6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국 내 대표적인 석유화학 기업이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최근 아나다르코(550억 달러, 2019년), 크라운록(130억 달러, 2022년) 등 대형 인수 이후 240억 달러(약 33조 원)에 달하는 누적 부채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자, 비핵심 자산 매각에 돌입했으며, 그 첫 타자로 옥시켐이 선정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3년 말 기준 약 3500억 달러(약 482조원)의 보유 현금을 자랑하며, 대규모 M&A가 가능한 유일무이한 투자 기관으로 꼽힌다. 이번 인수 자금 역시 현금으로 전액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버크셔와 옥시덴털의 관계…‘전략적 동맹’ 결실
버핏은 이미 옥시덴털의 최대 주주로, 약 2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아나다르코 인수 때도 10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는 등 양사간 전략적 관계가 깊다. 옥시켐 인수로 버크셔는 지속 가능한 석유화학 부문 실적과 현금흐름을 추가 확보하게 되며, 옥시덴털은 적극적인 레버리지 축소를 통해 ‘기업가치 극대화’와 ‘추가 인수전 참여’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된다.
재무 구조 및 시장 반응
옥시덴털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대규모 M&A 여파로 주가 하락 압력도 받았다. 옥시덴털 주가는 최근 1년간 8% 하락세를 보이며 2025년 9월 30일 종가 기준 47.25달러(약 6만5000원)로 마감됐으며,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15% 이상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이번 옥시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옥시덴털의 재무구조 개선 및 시장 신뢰 회복이 주요 기대점으로 꼽힌다.
향후 전망과 업계 평가
콜 스미드 스미드캐피털매니지먼트 CEO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석유화학 부문 매각은 옥시덴털의 레버리지를 낮추고, 석유·가스 업계 통합 과정에서 옥시덴털이 성공적 인수전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하는 발판”임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 단계는 동종 석유·가스기업과의 전액 주식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버크셔-옥시켐 거래는 전 세계 M&A와 석유화학산업, 자본시장에서 ‘2025년 가을을 장식할 초대형 사건’으로, 버핏 시대의 마침표이자, 옥시덴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갖는 최고 수준의 ‘빅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