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랩스(Ripple Labs)가 2025년 8월 7일(현지시각) 미국 제2순회항소법원에 공동 합의서를 제출, 각각의 항소를 취하하며 지난 2020년 12월부터 이어진 XRP(리플)의 규제 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고 Cointelegraph, Coindesk, BraveNewCoin, Yahoo Finance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양측은 소송 비용과 수수료를 각자 부담하기로 했으며, 더 이상의 법적 절차는 없을 전망이다.
5년간의 역사적 분쟁, 판결과 수치로 정리
SEC는 2020년 리플이 XRP 토큰을 활용해 약 13억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미등록 증권 공모를 실시했다고 고발했다. 이후 미국 뉴욕 연방지방법원의 Analisa Torres 판사는 2023년 7월, 리플의 XRP 기관 투자자 직접 판매가 미등록 증권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1억2503만5150달러의 민사 벌금과 영구 인준(영구 명령)을 부과했다.
반면, 소매 투자자를 위한 공개 거래소 판매는 증권거래로 간주하지 않았으며, 이는 토큰 규제법의 분기점을 제시한 획기적 판결로 평가받는다.
법적 합의와 시장 반응
이번 합의로 리플은 이미 현금으로 1억2500만달러의 벌금을 에스크로(조건부 예치) 형태로 납부했음이 SEC 전 집행 변호사 마크 파겔(Marc Fagel)에 의해 확인됐다. 벌금은 XRP 토큰이 아니라 명백히 법정화폐로 납부됐으며, 이는 미국 내 기업 대상 암호화폐 제재 중 가장 높은 규모 중 하나다.
합의 발표 직후 XRP 가격은 5~11% 급등해 최대 3.29달러를 기록했고, 사건 종료 후 투자자들의 규제 명확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2025년 상반기 XRP는 1.79달러에서 3.56달러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판결로 암호화폐 시장 내 기관과 소매 투자 사이의 법적 경계가 명확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 환경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SEC 대행 마크 우에다(Mark Uyeda)의 지휘 하에 최근 6개월 동안 SEC는 12건 이상의 암호화폐 관련 소송을 철회했다. SEC는 기술적 사안이나 투자자 피해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종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기관 대비 소매 투자자 보호에 방점을 두는 기조로 전환했다.
리플의 법무총괄 Stuart Alderoty는 “끝…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에 복귀한다”고 X에서 밝히며, 회사의 전략적 재도약을 공식화했다.
향후 전망과 의미
이번 판결은 미국 디지털 자산 규제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리플은 1700개 이상의 글로벌 기관과 비공개 파트너십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ETF 상장, 기관 투자 확대 등 추가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향후 판례는 기타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SEC 대응 전략 및 미국 규제 지형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업계 법률 전문가들은 “최종 합의로 XRP의 규제·법적 지위가 명확해지면서,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성장과 투자 심리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