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2025년 비트코인 시장이 기업 주도로 역대급 변곡점을 맞고 있다.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연구총괄 크리스 쿠이퍼에 따르면, 2025년 7월 현재 35개 상장기업이 각각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 보유에 성공, ‘기업 비트코인 빅볼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지난 1분기 24개 기업에서 단 2분기만에 35개로 급증, 두 자릿수의 성장률(46%)을 기록했다.
이들 상장사의 비트코인 총 보유량은 90만 BTC 이상이고, 이는 시가 1160억달러를 넘어선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2100만개)의 약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참고로 비트코인 시세는 최근 1BTC=12만90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확산의 촉매: 트럼프 행정명령 및 정책 변화
이번 기업 도입 가속에는 정책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2025년 3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비트코인 준비금 창설’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 회계기준 완화가 동시에 이뤄졌다. 미 회계기준원(FASB)의 공정가치 평가 적용도 주요 인센티브가 됐다.
‘비트코인 대중화’ 가속페달…업종·국가 막론한 상장사 매수 러시, 독식시대 종언
비트코인 시장에서 상장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Cointelegraph, CryptoSlate, TheCoinRepublic, Bitdegree 등의 전문매체들이 보도했다.
과거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등 극소수 빅테크 중심의 비트코인 대량매수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2025년 들어선 그 경향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업종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중견·신생기업은 물론 성장 정체를 겪는 기업까지 대거 비트코인 매수 대열에 합류하며 ‘분산화 트렌드’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2025년 1분기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매수량은 9만9857 BTC였으나, 2분기에는 13만4456 BTC로 무려 35% 급증했다. 각 기업의 매수세가 분산되며, 비트코인 보유 상장기업 수 역시 1분기 124곳에서 3분기 278곳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나는 등,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94개 상장사가 비트코인 보유 행렬을 이끌고 있고, 캐나다(40개), 영국(19개)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물론, 싱가포르·호주 등 아시아태평양(APAC) 신흥국에서도 잇따라 대형 상장사들의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기업들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MicroStrategy Inc.)는 현재 22만6331 BTC 보유로, 단일 기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테크 부문 최강자에서 이제는 비트코인 기업으로 재탄생하며, 업계 트렌드 전환점 역할을 하고 있다.
볼콘(Volcon Inc.)은 공격적 행보로 주목받는다. 최근 3183 BTC(약 3억7500만 달러)를 평균 11만7697달러에 매입했으며, 자기주식 매입(1억 달러) 및 비트코인 옵션 전략 운용 등 자금운용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장기적 재무안정성 확보수단으로 규정한 것이 특징이다.
데이비스 커머디티(Davis Commodities Ltd.)는 혁신적 재무구조 실험에 나섰다. 농산물 무역기업 최초로 ‘Fractal Bitcoin Reserve’ 모델(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토큰화 상품 결합)을 조달금 운용에 도입, 신규 조달금 3000만 달러 중 15%에 해당하는 450만 달러를 비트코인에 직접 투입하며, 비트코인을 적극적 준비자산으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군과 국적의 상장기업들이 비트코인 대열에 속속 합류하는 배경으로는, ▲달러 기반 자산의 한계 돌파, ▲준비자산 다각화, ▲인플레이션 방어, ▲변동성 헤지 등의 재무적 동기가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블록웨어 인텔리전스는 “비트코인 매수는 이제 소수의 전유물에서 탈피, 다양한 업계와 성장세에 있는 기업들이 미래 전략자산으로 선택하는 글로벌 무브먼트”라고 평가했다.
시사점과 전망
비트코인 기업 도입은 단순 투자 차원이 아니라, 기업 자금운용·재무안정성 강화·준비자산 다각화 등 전략적 의미를 확대 중이다. 블록웨어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부진한 핵심사업을 가진 기업이 비트코인을 통한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코인베이스 설문에선 기관투자자 83%가 2025년 암호화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블록웨어는 하반기에도 최소 36개 상장사가 새로 비트코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웨어는 2025년 3분기 전망 리포트에서 “비트코인 매수는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앞으로 6개월 내 적어도 36곳이 추가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비트코인 가격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어, 기관 보유 확산이 시장 변동성을 완충하는 역할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