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비트코인이 2025년 하반기 금보다 더 큰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통 금융권의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넘어,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초글루 수석 애널리스트가 이끄는 분석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는 금이 비트코인을 대체해 상승했지만, 최근 3주간은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며 오르고 있다”며 “연중 내내 금과 비트코인 간의 ‘제로섬 게임’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금과의 ‘제로섬 게임’에서 앞서나간다
2024~2025년 초까지 금과 비트코인은 모두 통화가치 하락(디베이스먼트) 우려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두 자산은 동반 상승이 아닌, 서로의 자금 유입이 맞바뀌는 제로섬 국면에 진입했다는 게 JP모건의 진단이다.
실제로 2월 중순~4월 중순까지는 금이 오르며 비트코인은 약세였으나, 4월 말 이후에는 금값이 8%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18% 급등했다. 이 기간 ETF(상장지수펀드) 자금도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기관·미국 주정부 ‘비트코인 매수’가 상승 견인
JP모건은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배경으로 기관투자자와 미국 일부 주 정부의 매수세를 꼽았다. 미국 뉴햄프셔와 애리조나 등 일부 주는 공공기금의 최대 5~10%까지 비트코인과 금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와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미국 주요 거래소가 파생상품 사업을 본격화하며 기관투자자 유입 통로가 넓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사들도 비트코인 보유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예컨대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7년까지 84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며, 일본 메타플래닛도 올해 1분기에만 6,796 BTC를 보유하며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비트코인, ‘디지털 금’으로 안전자산 위상 강화”
JP모건은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단순히 금의 약세 때문만이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고유의 촉매(ETF 승인, 제도권 진입, 기관매수 등)가 작용한 결과”라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비트코인은 최근 1개월간 19% 넘게 오르며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금은 3200달러대에서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세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된 결과”라며 “전통 금융권도 점차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의 이번 전망은 비트코인이 단기 투기자산을 넘어 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반기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세가 현실화될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의 주도권 경쟁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