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가 한쪽 눈가에 선명한 멍을 안고 등장했다. 오른쪽 눈 주변이 붓고 보랏빛 멍이 선명했다.
5월 30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DOGE’(정부효율부)라고 적힌 검은 모자를 쓰고 얼굴에는 선명한 멍을 안고 백악관 퇴임 기자회견장에 등장해 취재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프랑스에서 맞은 건 아니고…” 머스크의 유쾌한 해명
기자들이 “어떻게 다친 것이냐”고 묻자 머스크는 “프랑스에서 당한 건 아니다”라며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의 ‘얼굴 가격’ 해프닝을 유머러스하게 비꼬았다.
이어 그는 “아들 엑스와 장난을 치다 ‘한번 쳐보라’고 했더니, 진짜 얼굴을 맞았다. 당시엔 별 느낌이 없었는데 나중에 보니 멍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엑스(X)는 머스크가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다섯 살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를 뜻한다.
트럼프 “엑스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황금 열쇠’ 선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해명을 듣고 “난 멍이 든 줄도 몰랐다. 엑스가 그랬냐?”고 되물으며 흥미로워했다. 이어 “엑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걸 알 것”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는 이날 머스크에게 백악관 문양이 새겨진 ‘황금 열쇠’를 선물하며 “언제든 백악관에 드나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는 “나의 친구 머스크가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 그가 영영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머스크의 업적을 치하했다.
“용의자는 많다”…NYT의 촌평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얼굴에 멍을 남긴 용의자를 언급하기에는 너무 길다”며 “그의 아이를 낳은 여성들, 연방 관료, 테슬라 주주, 친구들, 공화당 의원, 스무 살 딸, 심지어 트럼프 지지자까지 포함된다”고 촌평했다.
NYT는 또 “머스크가 공언했던 1조 달러 지출 삭감에 근접하지 못했고, 그의 사업과 대중적 이미지도 두들겨 맞은 데 이어, 이제는 얼굴까지 그렇게 됐다”고 꼬집었다.
엑스와의 부자 케미, 백악관·UFC장서도 화제
머스크와 아들 엑스의 ‘부자 케미’는 이미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 기자회견에 엑스를 목마 태우고 등장했고, 최근 마이애미에서 열린 UFC 대회에도 엑스를 데리고 트럼프와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머스크의 멍든 눈은 우연한 해프닝이었지만, 그가 최근 마약 복용 의혹, 경영 리스크, 백악관 퇴임 등 연이은 구설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 장의 사진, 한 컷의 장면에도 트럼프의 유쾌한 농담, NYT의 촌철살인, 그리고 아들 엑스와의 에피소드까지. 머스크의 한 주는 그야말로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