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우주항공 특수합금 전문 공급망 관리업체 스피어코퍼레이션(이하 스피어)이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10년간 총 1조5440억원(약 11억9600만달러) 규모의 장기 특수합금 납품 계약을 따내며 ‘글로벌 초격차’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계약은 스페이스X가 티어1 벤더와 최초로 맺은 장기 공급계약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이례적’이라 평가한다. 발표 이후 8월1일(한국시간) 스피어는 코스닥에서 개장과 동시에 전날 대비 30%(+3270원) 급등한 1만4170원으로 상한가 마감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1조5000억원 역대급 공급…프리미엄 ‘한국 기술’
스피어는 7월 31일 공시를 통해 2025년 7월31일부터 2035년 12월31일까지 스페이스X에 니켈, 초합금 등 최첨단 특수합금을 공급한다. 계약 종료 후 최장 3년 연장 옵션(‘10년+알파’)이 포함돼 실질적으로 13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계약 총액은 10년간 초기 수요 예측 기준 1조5440억원, 올해 확정 공급분(2026년 1~12월)도 772억원에 달한다. 이는 스피어의 2024년 매출(26억원) 대비 무려 2969%에 달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로켓과 ‘스타십’ 추진 동력…미국·세계 ‘우주시장’ 본격 진입
스피어의 공급 품목은 로켓 엔진·노즐·연소실·발사대·추진체 등 고성능 부품에 필수적인 하이엔드 소재다. 스페이스X는 올해 미국 연방항공청(FAA)로부터 연간 25회까지 ‘스타십(Starship)’ 발사 허가를 획득했고, 일론 머스크는 연내 1000대 발사를 목표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스피어의 공급량도 추가 확대가 유력하다.
실제,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은 2030년 5900억달러, 2040년 1조1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도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로 2045년까지 100조원 투자를 계획 중인 만큼 국내 및 글로벌 수혜가 기대된다.
시장신뢰·기술경쟁력 입증…벤더코드 이후 ‘글로벌 도약’
스피어는 2023년 스페이스X의 티어1 벤더코드 취득 후 신뢰를 쌓아왔다. 스페이스X가 계약 상대를 직접 공개한 것도 이례적 행보로,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협력 강화와 투자자 신뢰 제고를 위한 것”이라 분석했다.
스피어코퍼레이션 측은 “이번 공급계약 체결로 국내 중견·벤처 제조업들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세계에서 공인됐다”며 “장기적 파트너십에 기반한 혁신과 글로벌 시장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피어코퍼레이션의 ‘글로벌 초특급 딜’ 성사와 주가 급등은 우리 산업과 우주항공 생태계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했다. 시장은 스피어의 글로벌 공급망 기업 도약과 한국 제조업 R&D 역량을 주목하며, 우주시장에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의 탄생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