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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트럼프, ‘UFO 기밀’로 시선 끌고 ‘달 착륙 가속’ 자찬…NASA 예산은 23% 삭감의 역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 4명을 초청한 행사에서 “가까운 미래에 (UFO 자료를) 가능한 한 많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들을 인터뷰한, 매우 신뢰할 만한 자료가 있는데 그들은 믿기지 않는 것을 봤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하며 파일 공개에 대한 기대감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 주요 매체들도 “조만간 UFO 관련 정부 기밀 자료들을 대거 공개하겠다”,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는 발언을 반복 인용하며 정치·과학 이슈를 동시에 자극하는 발언으로 포착했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하는 ‘트루스소셜’를 통해 연방정부 기관에 외계생명체, 미확인이상현상(UAP), 미확인비행물체(UFO) 관련 문서 공개를 지시하겠다고 밝힌 연장선에 있다. 2월 17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보수단체 ‘터닝 포인트 USA’ 행사에선 “국방장관에게 UFO 및 UAP 관련 정부 문서를 공개하라고 지시했다”며 “매우 흥미로운 자료가 발견됐으며, 조만간 공개가 시작되면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팟캐스트에서 “외계인은 존재한다”고 말한 뒤 “기밀 누설”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이 가진 ‘더 큰 비밀’이 있다는 듯한 정치적 연출도 병행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영상은 고속 비행과 급격한 방향 전환 등 이례적인 비행 패턴을 보여주지만, 실체가 과학적으로 규명된 사례는 없다. 미국 해군·국방부가 공개한 영상들 역시 “정체불명” 상태로 남아 있으며, 정보공개법(FOIA) 청구를 통해 공개된 문서들도 센세이셔널한 ‘외계 문명 증거’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기밀 공개가 대중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데는 성공하겠지만, UFO의 정체를 명료하게 결론내릴 과학적 증거를 제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회의론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달 착륙 ‘예정보다 앞서간다’는 주장과 실제 일정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미국의 달 착륙 준비 상태에 대해 “내 생각에는 우리가 예정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집권했을 때 NASA가 “활주로 아스팔트 틈새로 풀이 자라던 유감스러운 상태”였지만 지금은 “정말 강력해졌다”고 자찬하며, 본인 재집권 이후 미국 우주패권이 회복됐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덧입혔다.

 

현재 NASA의 공식 아르테미스 계획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1호는 2022년 무인 달 왕복 비행에 성공했고, 유인 달 궤도 시험 비행인 아르테미스 2호는 연기 끝에 2026년 4월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아르테미스 3호는 2026년 말 첫 유인 달 착륙을 수행하는 임무로 설계됐지만, 기술·안전 문제 등으로 발사가 2027년 중반으로 연기됐다는 분석이 2023년부터 제기돼 왔다.

 

더구나 NASA는 2027년 중반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3호의 ‘달 착륙 임무’를 포기하고, 대신 지구 저궤도에서 달 착륙 시스템과 운용 능력을 시험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수정 일정을 반영하면 2028년 아르테미스 4호에서 미국인 2명이 월면에 다시 발을 딛는다는 시나리오는 ‘예정된 목표’이지, 일정이 대폭 앞당겨진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 중국이 2030년 자국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미·중 간 시간표 경쟁에서 미국이 여전히 1~2년 앞선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 난제와 예산·정치 리스크를 고려할 때, “예정보다 앞서 있다”는 대통령의 수사는 과학계의 신중한 전망과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게 다수 전문가 그룹의 공통된 평가다.

 

NASA 예산 ‘23% 삭감’과 선택적 집중

 

백악관은 이달 초 의회에 제출한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NASA 전체 예산을 전년 244억달러에서 188억달러로 56억달러 줄이겠다고 제안했다. 액수로는 약 23% 삭감으로, 기초과학 연구 관련 예산이 특히 큰 폭으로 줄어들며 일부 섹터는 ‘반토막’ 수준의 감액을 감수하도록 편성됐다. 다만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예산은 전년 대비 약 7억3100만달러(약 1조960억원) 증액해, 유·무인 달 탐사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달 거주 인프라 구축에는 재원을 여전히 집중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의회는 이미 2025·2026 회계연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폭 삭감 요구를 상당 부분 되돌려 NASA 예산을 사실상 전년 수준에서 동결 또는 소폭 감소로 조정한 전례가 있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은 248억7500만달러 규모의 NASA 예산을 18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24%가량 줄이는 안을 요청했지만, 최종 배정된 2026년 예산은 244억3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8% 감소에 그쳤다. 이번 23% 삭감안 역시 의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과학계와 정책 분석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정책은 “UFO 기밀 공개”와 “달 착륙 가속”이라는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메시지를 앞세우되, 실제 예산 구조에서는 아르테미스와 유인 탐사에 선택적으로 힘을 실으면서 다수의 기초·지구과학 프로그램에는 긴축을 강요하는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과학계는 이를 “미국의 장기적인 과학 리더십에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단기적 정치 성과를 위한 상징 이벤트가 우주과학 생태계 전반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대통령이 약속한 UFO 기밀 공개가 실제로 어느 수준의 정보까지 포함할지, 그리고 그것이 과학적 검증과 투명한 데이터 공유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미국 우주·정보공개 정책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때 음모론과 대중문화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UFO·외계 생명 담론이, 대선 정치와 우주패권 전략의 한복판으로 들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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