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국내외 언론에 집중 조명된 김예성 씨가 DL그룹 이해욱 회장 동생 이해창 대표가 운영하는 화학·무역업체 켐텍(대표 브랜드 ‘코랄리에’ 치약)의 감사직을 계속 유지하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비즈한국이 보도했다.
최근 특검 수사와 함께 김씨의 해외 도피가 드러나면서, 켐텍 경영 및 지배 구조, 실질적 감사 기능, 그리고 김씨와 대기업 투자 간 의혹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2020년 감사 선임 후…매출 ‘1/10 토막’ 추락의 그림자
김예성 씨는 2020년 3월 켐텍 감사로 처음 선임돼 2023년 연임 후 현재도 재직 중이다. 2012~2015년 코바나컨텐츠, 카카오페이증권(옛 바로투자증권) 부사장 등 이력을 고려하면 감사를 맡는 것이 불합리하지는 않다는 해석이 있다. 반면, 올해 특검 수사 선상에 올라 있음에도 회사에서 공식 해임되지 않았다는 점에 절차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김예성 효과’ 혹은 코로나19, 시장 구조 변화 영향을 더하더라도, 켐텍의 매출 실적이 그의 합류 직후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2019년 매출 815억원에서 그가 감사로 처음 선임된 2020년 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이후 2023년에는70억원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물론 DL그룹 관계사 내부거래 감소, 계열 분리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단기간에 매출이 1/10 토막 났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드문 현상이다. 2024년부터는 감사 대상 기업에서 제외돼 공식 재무현황도 미공개 상태다.
오너家 독점 지배구조…이해창·장녀 이주영 100% 소유
켐텍의 최대주주는 이해욱 DL그룹 회장 동생 이해창 대표(지분 74.24%), 나머지 지분(25.76%)은 장녀 이주영 씨가 보유한다. 이 대표 일가는 DL건설·DL이앤씨 등 계열사와도 주요 내부거래 경험이 있어 켐텍이 오너일가 자산관리에 중요한 수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켐텍은 공정거래법상 DL그룹 계열사였으나, 2022년 ‘친족독립 경영’이 인정되어 DL그룹 계열사에서 빠졌다. 현재는 오너 일가 독점 구조가 더욱 강화됐다.
“감사 해임 가능, 하지만…” 제동장치 실효성 우려
상법상 감사 해임은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3분의 2, 전체 지분의 1/3 이상 동의가 필요하지만, 켐텍의 100% 지분을 이해창 일가가 보유해 해임은 이론상 어렵지 않다. 실제로 김예성 씨가 해외 도피 중임에도 여전히 감사 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배경으로, 실질적 감시 기능보다는 명목상 선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예성 ‘집사게이트’ 의혹 및 해외 도피
최근 특검팀은 김예성 씨를 대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하며,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절차까지 밟고 있다. 베트남, 태국 등 제3국 도피설이 돌고 있으며, 특검은 김씨가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를 통한 184억원 투자 유치 과정 배후에 김건희 여사와의 실질적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을 밝혀내려고 하고 있다.
켐텍 사태, 국내 오너중심 거버넌스의 민낯
이번 켐텍-김예성 사태를 통해 드러나는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중견그룹 계열사에서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감시·상시 감사를 통한 내부통제 장치가 형해화되기 쉽다는 점이다. 또, 실질적으로 감사를 수행할 수 없는 인사가 해외 도피 등 특수상황 속에서도 ‘유령감사’처럼 남아있다는 것은 자본시장과 지배 구조 투명성 차원에서 구조적 허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단 몇 년 만에 매출이 10분의 1로 줄고, 회사 재무제표조차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현상은 국내외 투자자,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이슈임이 분명하다.
재계 관계자는 "감사의 존재 이유, 내부통제와 투명성의 최후 보루라는 원칙은 오너일가의 100% 독점지배 하에서 어떻게 무력화되는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켐텍 사태는 국내 거버넌스 환경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