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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 시스템, 눈 사진 한 장으로 6가지 질환 선별…AI 안구오믹스 시대 열리나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망막 사진 한 장으로 당뇨병부터 골다공증까지 6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선별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개발돼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월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된 'Reti-Pioneer'는 눈을 전신 건강의 창으로 활용하는 '안구오믹스(oculomics)' 분야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구로 평가받는다.

 

10만7000장 학습 데이터로 구축된 멀티태스킹 모델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와 중국 병원 데이터셋에서 5만3,000명 이상의 10만7,730장 망막 이미지를 수집해 Reti-Pioneer를 훈련시켰다. 이 시스템은 RETFound, Swin Transformer, Vision Mamba 등 3개의 사전 학습된 시각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합했으며, 화질이 불완전한 사진도 처리할 수 있는 화질 인식 모듈을 탑재했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통풍, 골다공증, 갑상선 질환 등 6가지 내분비·대사 질환을 단일 안저 사진으로 선별 진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질환별 성능 편차…골다공증 AUROC 0.90 최고치


내부 데이터셋 평가에서 Reti-Pioneer는 통풍과 제2형 당뇨병에서 AURO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 면적) 0.83, 골다공증 0.79, 고지혈증과 고혈압 0.74, 갑상선 질환 0.70을 기록했다. 의료 자원이 제한된 중국 지역 데이터셋에서는 골다공증 진단 성능이 AUROC 0.90으로 가장 높았고, 갑상선 질환(0.82), 제2형 당뇨병(0.82), 고혈압(0.8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지혈증은 0.63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을 보였다.

 

싱가포르 다민족 코호트(SEED) 검증에서는 인종별 성능 일관성이 확인됐다. 고혈압의 경우 인도계 0.73, 중국계 0.75, 말레이계 0.77의 AUROC를 기록했으며, 제2형 당뇨병은 각각 0.65, 0.67, 0.69를 나타냈다. 다만 연구진은 새로운 집단에 적용 시 현지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30초 vs 8시간…압도적 속도 우위 입증


606명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임상 파일럿 연구에서 Reti-Pioneer는 골다공증(AUROC 0.88)과 고혈압(0.84)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제2형 당뇨병(0.78)은 핀란드 당뇨병 위험 점수보다 높은 판별력을 나타냈으며, 통풍(0.80), 고지혈증(0.70), 갑상선 질환(0.65) 순으로 성적이 집계됐다. 1차 의료 환경의 사일런트 시험(1,017명)에서는 이미지 획득부터 보고서 생성까지 약 30초가 소요돼, 표준 실험실 워크플로우의 8시간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망막 전문의 200명을 대상으로 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AI 보조 시 진단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 제2형 당뇨병 진단 정확도는 AI 미지원 시 71%에서 지원 시 88%로 상승했으며, 갑상선 질환은 63%에서 70%로, 통풍은 51%에서 79%로 급증했다.

 

예측력은 제한적…장기 임상 효과 검증 과제


1만5,704명의 UK 바이오뱅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미래 질환 예측 분석에서 Reti-Pioneer는 5년 후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대해 AUROC 0.76, 10년 후 0.74를 기록했다. 고혈압은 각각 0.76과 0.72, 고지혈증은 0.75와 0.74를 나타냈으나, 연구진은 장기 예측이 횡단면 선별보다 어렵다고 인정했다.

 

만족도 조사에서 참여자의 80%가 모든 평가 영역에서 매우 만족했으며, 52%는 유료 사용 의향을 밝혔다. 임상의들은 환자 수용성, 규제 문제, 시스템 통합을 가장 중요한 배치 요소로 꼽았다.

 

글로벌 안구오믹스 경쟁 가속화

 

AI 기반 망막 분석 분야는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달 《커뮤니케이션스 메디신(Communications Medicine)》에 발표된 도호쿠대학교 연구는 5만장 이상의 안저 이미지로 학습한 AI가 당뇨병·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된 '망막 나이'를 추정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몬트리올 ÉTS와 DIAGNOS는 4월 신경계·심혈관 질환 등 100가지 이상 질병 진단을 위한 AI 망막 스크리닝 연구 석좌를 발표했다.

 

3월 미국심장학회(ACC) 학술대회에서 스탠퍼드 연구팀은 망막 이미지 AI 분석이 30~60초 만에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 고위험 환자를 식별한다는 전향적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망막 안저 사진으로 ADHD를 선별하는 AI를 개발하는 등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선별 도구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야


전문가들은 Reti-Pioneer의 현실적 역할을 단독 진단이 아닌 선별검사와 위험 계층화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진도 현재의 진단 및 예측 정확도가 광범위한 임상 적용 기준에 미달하며, 더 큰 규모의 다기관 무작위 연구를 통해 환자 수준의 이익과 실제 임상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도구가 혈액 검사보다 빠르게 위험을 감지하는 것을 넘어, 조기 진단과 치료 개시를 통해 실제 환자 예후를 개선하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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