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구글은 최고 경영진이 수개월간 내놓았던 공개 입장과 모순되는 놀라운 시인을 했다.
9월 5일(현지시간) 늦게 제출된 법원 서류에서, 구글은 "오픈 웹이 이미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이는 지난 수개월간 임원진이 줄곧 외쳐온 '웹 생태계 번창' 담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영상적 전환점이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seroundtable, press Gazette, Webpronews에 따르면, 구글의 법적 대응 문서 5페이지에는 "사실 오늘날 오픈 웹은 이미 급격히 쇠퇴하고 있으며, 원고 측의 매각 제안은 그 쇠퇴를 가속화해 현재 오픈 웹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퍼블리셔들에게 해가 될 것입니다"고 명시됐다.
법정 진술과 임원진 발언의 모순
구글은 미국 법무부의 광고기술 매각 요구에 반박하며, "오픈 웹은 이미 급격히 쇠퇴하고 있고 매각 강제 조치는 웹 악화만 가속화할 것"이라고 서류에 명시했다. 반면, 2025년 5월 순다르 피차이 CEO는 "구글이 지난 2년간 웹페이지 크롤링량이 45% 증가했다"고 밝히며 "웹은 사라지지 않고 확장 중"이라 했다. 구글 검색 담당 부사장 닉 폭스 역시 "웹은 번성 중"이라고 자신했다.
광고시장 점유율·구글 트래픽 현황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는 미국 검색 광고시장 내 구글의 점유율이 2018년 59.9%에서 2024년 50.5%로 9.4%p 가까이 감소했으며, 내년에는 48.3%까지 하락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점유율은 10%에서 24.2%로 급성장했고, 틱톡 등 신생 미디어의 위협도 가속화되고 있다.
오픈 웹 디스플레이 광고 비중 또한 구글 광고 노출의 40%(2019년)에서 2025년엔 11%로 급락했다는 내부 수치가 언급됐다.
언론사 트래픽 역시 흔들리고 있다. Digital Content Next에 따르면 2025년 5~6월 8주간 구글 검색 통한 추천 트래픽이 전년 대비 중앙값 기준 10% 감소했다. 구글은 알고리즘 업데이트, 관심도 하락, AI 검색 강화를 이유로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조적 전환을 주장한다.
글로벌 규제 압박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9월 구글 광고기술 사업의 반경쟁 행위에 대해 29억5000만 유로(약 4조8000억원, 35억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는 2014년부터 지속된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이며, 구글 측에 서비스 우대 중단 및 시정방안 보고를 명령했다. 미국 법원도 구글 검색 데이터 경쟁사 공유 명령을 내렸으나, 브라우저 매각은 유예시켰다.
빅테크 업계 및 전문가 반응
Jason Kint Digital Content Next 대표는 "구글 임원진이 대중과 투자자 혹은 법정 어느 한쪽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단체들은 AI 기반 검색이 트래픽·수익 구조를 흔든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구글은 혁신 가속, AI 검색 도입을 강조하며 웹 생태계 재편을 주장하지만, 데이터와 시장 지표는 분명한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