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미국 연방법원이 구글에 대해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매각 명령을 거부하며, 구글이 분할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았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2025년 9월 2일(현지시간), 온라인 검색 시장의 독점 문제를 다룬 대형 반독점 소송에서 미국 법무부가 요구한 구글 분할안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뉴욕타임스, CNN, 로이터, BBC, 블룸버그, CNBC, NPR, 야후 파이낸스, 테크폴리시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2020년 10월 법무부가 제기한 이래 5년 만에 1심이 끝나는 시점에서 나왔다. 1990년대 후반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사건 이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이번 소송에서 법원은 "구글이 불법적으로 검색 시장과 온라인 광고 시장을 지배한 점은 인정하지만, 회사 분할 등 극단적 조치는 불가피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이번 승리로 1조 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 하락 우려를 피했다. 다만, 시정 조치로 구글은 경쟁사들에게 검색 쿼리, 인덱스 정보 등 핵심 검색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며, 독점 계약 체결도 제한 받게 된다. 다만 광고 데이터 공유 의무는 제외됐다. 이러한 조치는 구글 검색 시장에서의 독점적 우위를 일부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구글은 애플과 삼성 등 주요 기기 제조사와의 독점적 기본 검색엔진 계약을 유지하며, 애플에 연간 약 200억 달러(약 26조원) 이상을 지급, 사파리 브라우저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법원은 이 계약들 중 완전 중단은 불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구글의 독점적 시장 지위를 제한하는 의미에서 더 이상 새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금지했다.
이번 판결에서 판사는 생성형 AI(GenAI) 기술이 사건의 향방과 법적 판단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구글의 AI 경쟁자가 부상하며, AI 기반 검색 서비스가 기존 검색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판사는 "법원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 사례로, 이는 법원의 전통적 영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애플 증언에 따르면,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구글 검색 사용량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사실도 이번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데이터 공유 명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구글이 AI 영역에서 검색 독점의 재현을 막기 위한 조치가 포함된 점에 주목했다.
반면 구글 측은 AI 발전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기술 발전과 혁신을 계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향후 항소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법무부 역시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를 준비 중이어서, 최종적인 법적 싸움은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판결은 거대 플랫폼 기업 구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시도가 AI 발전이라는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은 크롬과 안드로이드를 유지하면서 유사 경쟁자들과 공존 방안으로 데이터 공유와 독점 계약 제한에 맞서는 중이다. 향후 글로벌 빅테크 반독점 전쟁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