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 2.5 딥 싱크’가 2025년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ICPC) 세계 결선에서 금메달 수준의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AI 모델은 139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12문제 중 10문제를 풀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모든 인간 참가 팀 중 어느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해 혁신적 문제해결 능력을 선보였다.
Dataconomy Media, eu.36kr.com, Ars Technica에 따르면,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ICPC)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크며 권위 있는 대학생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대회로, 매년 100여개국에서 3000여개 대학이 예선에 참가해 경쟁을 벌인다. 5시간 동안 12개 복잡한 알고리즘 문제를 완벽한 해답으로 푸는 방식이며, 상위 4개 팀만이 금메달을 획득한다.
이번 대회는 9월 4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렸고, ‘제미나이 2.5 딥 싱크’ 고급 버전은 원격 온라인으로 참가해 45분 내에 8문제를 경쾌하게 해결한 뒤, 추가 3시간 동안 2문제를 더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문제 C’는 복잡한 액체 흐름 최적화 문제로, 참가한 모든 대학 팀들이 실패했지만 제미나이는 창의적인 알고리즘 설계와 동적 프로그래밍, 삼중 탐색 등을 활용해 30분만에 독자적으로 최적해를 찾아냈다. 구글은 이를 2016년 알파고가 바둑 고수 이세돌에 승리한 ‘37번째 수’에 비견되는 창의적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제미나이의 이 같은 성과는 사전 학습과 사후 학습, 신규 강화학습 기법, 다단계 추론 및 병렬적 사고의 결합에 힘입은 결과다. 여러 에이전트가 각자의 코드를 생성, 실행, 검증하며 협력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AI가 진정한 문제 해결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입증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만약 인간과 AI의 해법을 결합했다면 이번 대회의 12문제를 모두 완전히 해결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 밝혔다.
한편, 제미나이는 올해 7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도 금메달에 해당하는 점수를 공식 인정받으며 추상적 문제 해결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구글은 이번 ICPC 성과가 프로그래밍을 넘어 신약 개발, 반도체 설계 같은 복잡한 과학·공학 분야에서 AI가 혁신적 기여를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ICPC 대회 심사위원회 의장 닥터 빌 포처(Dr. Bill Faucher)는 “ICPC는 가장 높은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대회이며, 제미나이의 성과는 AI 도구와 학계 기준을 재정의하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오하이오주립대 후안 선 교수 역시 “제미나이가 보여준 다단계 논리 계획과 완벽한 실행 능력은 신약 설계나 반도체 개발 등 복잡한 과학적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AI가 인간 최고 수준을 넘어설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인간과 AI가 협력해 난해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산업 전반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미래를 현실화하는 데 큰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