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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구글 알파벳, 100년채 발행하며 270조원 ‘AI 빚투’ 출격…AI 하이퍼스케일러 올해 채권 585조 ‘실탄 쌓기’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 Inc.)이 2026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최대 1850억 달러(약 270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섰다는 관측이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Bloomberg과 Reuters, FT 등 주요 외신은 알파벳이 미국에서 200억 달러(약 29조원), 영국 파운드화와 스위스 프랑화 채권까지 포함하면 총 발행 규모가 300억 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다.

 

알파벳은 지난해 11월에도 미국에서 175억 달러(약 25조원), 유럽에서 65억 유로(약 1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투자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2026년 초 채권 행보는 눈에 띄게 규모와 만기가 모두 더 커진 “AI 빚투(serial borrowing)”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만기 40년부터 100년까지…혹한불사라 불리는 초장기채까지


알파벳이 이번에 미국 채권시장에서 추진하는 달러 채권은 약 7종으로, 만기가 3년에서 40년까지(2066년 만기) 분포하는 다단계 구조이다. 특히 40년물은 미국 국채 수익률 대비 약 1.2~1.35%p의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붙여 공모 중이며, 초장기채 치고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낮은 프리미엄 수준에서 수요를 모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보다 더 주목되는 포인트는 영국 파운드화로 발행할 예정인 100년물 초장기채다. 영국 시장에서 100년 만기 채권은 옥스퍼드대, 프랑스전력공사(EDF), 웰컴트러스트 같은 기관투자가 상대로만 발행된 사례가 있을 뿐, 상장 기술기업이 직접 100년물을 내놓은 것은 1997년 모토로라 이후 20여 년 만의 이례적 사례다.

 

이번 알파벳 100년채는 영국 ‘시니어 개량채(enhanced senior bond)’ 형식으로, 펀드매니저들에게는 매우 긴 덮드(desk duration)를 활용할 수 있는 드문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외매체는 특히 UK 연금·보험사들이 수십 년 후 만기 지급이 예정된 부채 부담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채를 선호하는 구조를 지적하며, 100년채 물량이 이들 전통 자금 공급처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 올해 채권발행액 585조 가까이 ‘개방구 태세’


알파벳의 대규모 채권 발행은 문맥상 단지 구글 한 회사의 ‘자기 살림’이 아니라, 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으로 뭉뚱그려 불리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 전체의 금융 패턴 전환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26년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채권 시장에서 약 4000억 달러(585조원 상당)를 새로 조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럴 경우 전체 투자등급(high‑grade) 채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2500억 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보다 보수적인 관측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에서 하이퍼스케일러 ‘빅 파이브’가 연간 평균 140억 달러씩 빌리다가, AI 투자 확대로 300억 달러 수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고, 골드만삭스 등은 이들 네트워크 기업이 앞으로 3년간 총 1조1500억 달러에 이르는 지출에 대응해 약 1조500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실제로 2025년에만 이들 회사들이 모집한 회사채는 약 1650억~1880억 달러(240~270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알파벳 175억, 메타 300억,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각 150억, 오라클 18억~250억 달러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 규모는 전통 대형 금융기관의 연간 채권발행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6000억 달러(880조)대 AI 인프라 기지 개편, ‘빚 구조’도 본격 재편


시장통계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하이퍼스케일러 네트워크사의 총 설비투자(CAPEX)는 약 6020억 달러(880조원 이상)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다수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약 75%인 4500억 달러(660조원) 이상이 서버·GPU·데이터센터·네트워크 장비 등 ‘순수 AI 인프라’에 쓰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2024·2025년 대비 연평균 30~70%대 높은 성장률을 의미한다.

 

BofA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CAPEX는 매출 대비 45~57%로 수렴할 수 있을 정도로 자본집약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과거 IT 교환 양식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내부 현금흐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대형 상업은행이 아닌 ‘빅 파이브 공룡’들이 투자등급 채권시장의 핵심 공급원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 Barclays 등은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완만히 둔화되지 않는다면, 이들 회사들의 총부채가 향후 3년간 최소 세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신용등급과 영업현금창출력을 종합하면 대략 2030년대 초까지는 부채 상환 부담이 견딜 만하다는 범위를 제시한다. 다만 투자자 사이에는 AI 기반 매출 성장률과 설비 투자 회수 기간 사이의 ‘거시적 미스매치’를 놓고 뒷말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100년채의 상징성과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알파벳이 100년 만기 채권을 시험하는 행동 자체가 단순 금융 수단을 넘어 ‘AI 장기 승부의 정치적 선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와 워크스트리트저널은 “100년채는 발행주체가 다음 세대까지 스스로의 존재를 약속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며, 이는 빅테크 중에서도 실행력과 재무 안정성이 가장 두터운 편이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재무 컨설턴트들은 “기업의 명운이 100년 뒤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고, 통화·규제·법적 환경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야 한다”며 과도한 영속성 믿음을 경계하기도 한다.

 

중앙은행과 신용평가기관 일각에서도, 이번과 같은 초장기채의 급증이 장기 국채 수익률 곡선에 위계를 형성하는 동시에 “채권시장이 진짜로 AI 기간을 트레이딩 테마화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100년물이 비록 규모는 크지 않아도, 수요선에서 집중된 긴 기간 자금이 모이는 구조를 통해 나머지 만기 구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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