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삼성SDI가 미국 테슬라에 3조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3년에 걸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배터리 시장의 대형 잭팟’을 터트렸다.
3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는 삼성SDI가 미국 ESS 시장 1위 업체인 테슬라에 대규모 배터리를 납품하는 첫 사례다. 지난 7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와 연 20기가와트시(GWh) 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LG도 물량을 연 30GWh로 50%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미국 ESS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1년 기준 연간 10GWh 규모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계약 규모는 연간 1조~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반쪽짜리 공장’으로 불렸던 이 합작 공장이 ESS 공급 계약 덕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향후 추가 공급 가능성도 열려있어 계약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정부의 ‘배터리 탈중국’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덕분에 현실화됐다. 그동안 테슬라는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해왔으나,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60% 안팎의 관세를 부과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보조금을 차단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테슬라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ESS를 결합한 민간 발전 패키지의 미국 내 1위 사업자로, AI 산업 성장과 전력난으로 ESS 설치 수요가 급증 중이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는 ESS 설치 규모가 2024년 36.3GWh에서 2030년에는 100GWh 이상으로 3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는 계약을 위해 파트너인 스텔란티스를 설득해 공장 일부 생산 라인을 ESS 배터리용으로 전환했으며, 생산 기반 안정화를 통한 공급 시작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도 기존 20GWh 공급 계약에 10GWh를 추가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두 업체가 테슬라에 공급하는 ESS 배터리 총량은 연 40GWh, 금액으로는 4조~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ESS 시장은 정책 지원과 기술 혁신에 힘입어 향후 연평균 12~15%의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2025년 배치량은 약 80GWh이며 2030년에는 130GWh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 및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며 글로벌 ESS 시장을 주도할 기회를 맞고 있다.
삼성SDI의 이번 계약은 단순한 ESS 배터리 공급을 넘어, 테슬라 생태계에 공식 편입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인 부진(캐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ESS 사업은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이로써 삼성SDI는 향후 전기차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선 등 첨단 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납품 경험은 미국 정부 공공 프로젝트나 글로벌 ESS 입찰에서 신뢰도 지표가 되며, 향후 삼성SDI가 다른 ESS 고객사 확보 및 추가 사업 연장에 우위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