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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목욕탕 화재시 '가운'만 있어도 생존가능?

인천 강화소방서 관계자가 대형 찜질방을 방문, 가운을 전달하고 있다. [소방청]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만약 목욕탕에서 불이 났다. 수건은 단 한장 뿐. 당신은 어디를 가릴 것인가? 어떤 사람은 주요 부위를 가릴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얼굴을 가리겠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정답은 수건 대신 '목욕 가운'에 있다. 목욕 가운만 있다면 주요부위는 물론 얼굴을 비롯해 몸전체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목욕탕, 사우나 건물, 찜질방 등에서 불이 났다고 가정해보자. ‘알몸’ 상태라 더욱 당황할 것이다. 탈의실에서 옷을 입고 피신하면 좋겠지만, 대피를 지체했다간 연기흡입으로 질식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소방청이 전국 목욕장 업소에 ‘가운’ 비치를 권고한 것이다. 신속한 대피가 중요한 상황에서, 알몸 이용자들이 재난 현장을 빠르게 벗어나는 데 가운이 도움이 된다는 것. 

 

소방청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상·하의를 입고 대피하면 38~40초가 걸리는 반면, 가운을 걸칠 땐 18초면 된다. 위급한 상황에서 대피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방청은 ‘봄철 화재예방대책 추진계획’을 마련, 전국 17개 시·도 소방본부에 내려보냈다. 추진계획엔 목욕탕이나 사우나 이용자를 피난 취약자로 보고 이들의 신속한 대피를 돕기 위해 임시가운을 비치해 달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소방청 관계자는 “젖은 알몸의 이용자들이 몸을 닦은 뒤 옷을 입으려다 대피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걸치고 바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목욕 가운이 화재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주들은 시큰둥한 반응 일색이다.

 

아무리 강제성 없는 권고지만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중목욕탕도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가운까지 비치하는 것은 업주에게  큰 부담이다. 실제로 전기료는 1년 전보다 29.5%, 도시가스는 36.2%가량 올랐다.

 

서울의 한 대중목욕탕 A사장은 "화재시 인명피해를 줄이고, 대피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연료비 인상에 손님까지 줄어드는 마당에 가운 구입비까지 부담하기엔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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