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31 (목)

  • 구름많음동두천 31.2℃
  • 구름많음강릉 30.1℃
  • 구름많음서울 33.4℃
  • 구름조금대전 33.1℃
  • 구름조금대구 31.8℃
  • 구름조금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1.5℃
  • 맑음부산 31.8℃
  • 맑음고창 33.2℃
  • 구름많음제주 30.4℃
  • 구름많음강화 30.5℃
  • 맑음보은 30.3℃
  • 맑음금산 31.1℃
  • 맑음강진군 31.7℃
  • 구름조금경주시 32.5℃
  • 맑음거제 29.8℃
기상청 제공

Opinion

[공간사회학] 버려진 땅을 친환경 녹지 공간으로…도시재생과 골프장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드넓은 코스, 탁 트인 전망, 깔끔하게 정리된 수목. 골프장은 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골프장을 도시재생 방안으로 채택해 지역민의 건강 증진과 심신 안정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말 그대로 도시를 다시 살리는 것을 말한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2조에는, 도시재생을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 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도시재생은 우리가 사는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낙후 지역으로 꼽히던 곳이 MZ세대에게 ‘힙’한 도시로 새롭게 사랑받거나, 청년 작가들의 문화 공간으로 변모한 사례를 우리는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버려진 땅이 생명의 땅, 골프장으로 되살아난 사례도 있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했던 석탄 산업이 쇠락하고, 지역 경제가 위축되었던 강원도 정선 지역에 하이원리조트가 들어섰다. 하이원리조트는 지역 관광 중심지이자 일자리 창출의 일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은 24조원에 달한다. 강원 폐광지역 연계 관광 활성화는 물론 2019년부터 강원 폐광 지역에 혁신 청년창업기업을 유치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이원리조트는 매출의 81%를 지역 발전을 위해 쓰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인천 서구 오류동 소재 쓰레기매립장을 골프장으로 탈바꿈시켰다. 1992년 2000년까지 쓰레기를 매립했던 제 1 매립장을 2014 년 아시안게임에 맞춰 대중형 골프장으로 바꾼 것이다. 개장 이후 2022년까지 해당 골프장은 1340억원을 지출하고, 1402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그리고 총 24억원을 주민지원 사업에 사용했다. 또 매립지 영향권 주민에게는 입장료를 할인해준다.


골프장은 버려진 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외국에서도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은 ‘평화’라는 뜻의 ‘센토사(Sentosa)’라는 이름과 달리 과거 ‘등 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섬’이라고 불렸다. 척박한 환경인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요새로, 이후에는 일본군 포로수용소로, 또 그다음에는 영국군 군사기지로 사용되는 등 잦은 유혈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들어 싱가포르는 국가사업의 일환으로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해,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의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호텔, 카지노, 그리고 골프장도 생겼다. 센토사골프클럽은 싱가포르 최고의 골프장이자 세계 79위의 명문 골프장으로 손꼽히며, 올해도 미국 LPGA투어 HSBC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이 이곳에서 개최됐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친환경 골프장으로 전 세계 골프장의 모범이 되고 있다.


버려진 땅, 혐오 시설 등의 모습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드넓은 골프장을 보고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실감한다. 아무도 가지 않던 곳이 우리 주변 일상적인 공간이자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골프장 개발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경제적으로도 큰 효과를 얻는다. 우선 쓰레기 매립장을 골프장으로 개발하기 좋은 이유는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골프장과 달리 이들은 다소 평평한 지역에 자리해 땅을 개간하는 데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반면 골프장이 들어서면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관련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주변 관광도 활성화된다.

 

골프장으로 도시의 변신을 꾀하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4월 환경시설 밀집지역인 유성구 금고동 일대에 골프장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총 27홀 규모의 친환경 대중형 골프장을 우선 건설하고, 매립이 종료되는 시기에 맞춰 주민 생활체육시설,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오·폐수 유입으로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을 썼던 태화강 일대 매립장도 2009년 4월 시작한 안정화 기간을 끝내고 생태공원과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 골프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시재생의 목표는 주거복지 실현, 도시 경쟁력 회복, 사회 통합, 일자리 창출로 정의된다. 골프장은 도시 경쟁력을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주민과의 상생을 유도하 고,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골프장이 지역과 환경을 되살리는 효자 노릇을 계속해 주길 기대한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6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마음 회복 연구실] 남의 답안지를 덮고, 내 목소리를 켜다

◆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답답한데 우라 점보러 갈래?", "소름 돋아. 지난번 그 점쟁이가 말한 대로 됐어." 사주, 신점, 손금, 타로... 등 서로의 경험을 주고받으며 웃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은 회사에서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답답한 현실과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런 마음이 고개를 든다. 앞이 잘 보이지 않고, 무거운 감정이 나를 짓눌러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 누군가가 "이게 정답이에요.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이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아주 오래된 본능이다. 옛날 왕들이 별의 움직임을 읽는 점성술사나 관상감을 곁에 두었던 것처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어려운 시험 앞에서 누군가 미리 써놓은 답을 훔쳐보길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 AI도 내 인생을 알 수 없다 얼마 전 생성형 AI에게 내 사주를 물어봤다. 생년월일과 시간을 입력하자 10초도 지나지 않아 엄청난 분량의 글이 쏟아졌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조언들이 정제된 언어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게 맞네

[Moonshot-thinking]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정책 “한 손에 고삐, 다른 손에 당근”…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던진 메시지

새 정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래 뒤로 밀려 있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작된 이후,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는 일관되게 ‘주거’에 쏠려 있었다. 초고강도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세금 논쟁, 공급 확대와 전세 사기 대책까지. 대부분의 정책 보도와 논의는 주택 시장 중심이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주택과는 다른 규칙, 논리로 움직인다. 오피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대형 빌딩 등은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상업용 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의 영향은 주거 못지않게 심대하며, 때로는 여파가 더 구조적이다. 2024년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4.6만 건으로 2023년 대비 11.6% 감소했다. 연간 거래량이 5만 건 이하로 줄어든 것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수도권은 0.9% 하락에 그쳤지만, 비수도권은 8.3%나 떨어졌다. 흥미롭게도 전국 평균 가격은 0.4% 상승했는데, 이는 수도권 거래 비중이 48.6%에서 54.9%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안전자산 선호’로 급격히 기울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수사와 현실 사이의 간극 이재명 정부는 ‘시장 안정화’라는 기조를 내세우

[플라이미투더문] 고객의 욕구가 자력을 띤다고?

개인의 삶에서 필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방식의 라이프 코칭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알아차림” 이다. 즉 코치는 상대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심연에 자리잡은 욕구를 알아차리게 함과 더불어 이를 구체화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객은 나 자신도 잘 몰랐던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욕구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게 되고, 진중한 고민과 성찰 과정을 거쳐 해결을 위한 실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결국 고객의 “알아차림” 만 성공한다면 이후의 과정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진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하지만 늘 그 알아차림이 어렵다. 고객의 입으로 고객의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깊은 내공을 지닌 상위 코치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고객이 시작단계에서 정한 주제와 목표가 코칭 과정에서 변경이 되었다면 그것은 성공한 코칭이 될 확률이 높다.” 목표가 바뀌었다는 말은 표면적인 주제 속에 숨어있는 한단계 더 깊은 욕구를 알아차렸다는 말과도 같으며, 이때의 깊은 욕구는 같은 결 선상 에서의 보다 구체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분야의 생경한 욕구일 수도 있다. 이 경우 필자가 자주 듣는 고객의 피드백은 다음과

[마음 회복 연구실] 내 마음의 빨간 경고등이 켜졌을 때

늦은 주말 오후. 아이들의 목소리와 TV 소리로부터 잠시 도망쳐 나왔다. 좋아하는 카페문을 열고, 가장 구석진 창가 자리에 앉아서 늘 마시던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했다. 언제부터인가 숙면을 위해 내 생존 본능이 만들어 낸 작은 습관이다. 커피가 그리워 카페에 왔지만 카페인은 피하고 있는 이 아이러니 상황. 조금 우스운 듯 하지만 난 이 순간이 좋다. 주변을 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진한 커피로 남은 오후를 충전하고 있다.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가방에서 충전기를 꺼냈다. 하얀 케이블을 스마트폰에 연결하자 화면에 작은 번개모양이 그려졌다. 기계는 참 정직하다. 방전되기 전에 미리 알려주니까.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아니, 오히려 조용히 무너진다. ◆ 나를 방전시키는 것들은 아주 사소하다 문득 나를 방전 시키는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것들은 대단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팀원의 어두웠던 표정, 작은 실수로 핀잔을 들었던 아침, 늦은 밤 아이의 가방 속에서 뒤늦게 발견했던 구겨진 안내문과 '내일 오전까지'라고 적힌 준비물을 확인하는 순간 등... 아이의 학부모 단체톡방에서 누군가 "체험학습 어떠셨어요?"라고 물었을 때도 그랬다. 나는

[Moonshot-thinking] 해수부 부산 이전 “상업용 부동산 조류가 바뀌고 있다”

정부기관 이전만큼 지역 부동산 생태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사건은 드물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결정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위치 변경이 아니다. 이는 침체된 부산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조류를 만들어내는 전환점이다. 동시에 서울 중심의 부동산 패러다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신호탄이다. 현재 부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에 가까운 높은 공실률로 대변되는 깊은 침체 속에 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이전과 함께 예고된 북항 재개발, 그리고 향후 추진될 수 있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이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줄 것이다. 반면 서울, 수도권 시장은 당장 큰 변화가 없겠지만, 수요 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부산, 긴 침체의 터널 끝에서 보이는 희미한 빛 부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냉혹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부산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18.1%로 전국 평균 8.9%의 두 배에 달한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 14.2%, 임차권리금이 있는 상가 비중의 감소 등 모든 지표가 시장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임대료 하락세다. 부산 오피스 평균 임대료가 ㎡당 7,100원으로 전년 대비 0.9% 하락한

[눈치코치] coach identity… 코치는 누구인가?

코칭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보 코치지만, 협회 인증을 받고 코칭의 길에 들어선 저 또한 여러분과 함께 꾸준히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치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 코치란 누구인가? 코치는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문제를 지적하고 ‘고치‘는 사람도 아니고, 사소한 것까지 ’꼬치꼬치‘ 따져 묻는 존재도 아닙니다. 코치는 고객의 옆에서, 곁에서 함께 호흡하며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조력자이자 동반자입니다. 때로는 마라톤에서 속도를 함께 맞추는 ‘페이스메이커’처럼, 때로는 조용히 응원하며 뒤에서 밀어주는 지원자(supporter)가 바로 코치입니다. 선생님처럼 가르치지도 않고, 멘토처럼 위에서 조언하지도 않습니다. 코치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파트너로서, 클라이언트의 잠재력을 믿고 함께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case study> “솔직히 의구심도 들었는데… 지금은 정말 함께하길 잘한 것 같아요” ‘아까비 팀장’의 이야기 겉으로는 ‘실천형 리더’를 자처했지만, 실상은 실무에만 몰두하며 위계와 권위를 중시했던 아팀장. 조직의 추천으로 코칭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처음엔 짜증과 불신이

[마음 회복 연구실] 조직에서 말하지 않는 사람들…문을 여는 열쇠는 '심리적 안전감'

◆ 침묵 뒤에는, 말보다 많은 감정이 숨어 있다 “팀장님이 자꾸 편하게 말하래요. 그런데 저는, 그 말이 제일 불편해요.” 눈을 떨구던 그녀의 말끝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신입으로 입사한 지 8개월. 어느 순간부터 회의실에서 그녀는 투명인간이 되었다고 했다. “아이디어를 내면 ‘그게 아이디어야?’ ‘넌 왜 이렇게 생각이 없어?’ ‘머리는 생각하라고 있는 거야, 달고 다니라고 있는 게 아니고.’ 가끔은 말 대신 큰 한숨으로 절 쳐다보세요. 그럴 땐 숨조차 쉬기 어려워요. 그래서 그냥… 입을 닫게 되었어요...” 상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 한켠이 시려온다. 단어는 조금씩 달라도, 그 밑바탕에 깔린 아픔은 닮아 있다. 개인의 경험으로 시작되지만, 알고 보면 팀 전체가 감정적으로 얼어붙은 경우가 많다 그런 팀은 소통이 사라지고, 조심스러운 눈치와 말 없는 불신만 남아있다. 그래서 어쩌면 사무실에서의 침묵은 큰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 최근 조직문화 키워드 중 가장 주목받는 단어 ‘심리적 안전감’ 실수해도, 궁금한 걸 물어봐도, 다른 의견을 말해도 비난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 심리적 안전감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일터에서 이 확신은 유리컵처럼 너무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