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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알파벳, 하루 새 580조원 불었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단일 거래일 시총 증가"…엔비디아 턱밑까지 추격한 ‘AI 장비주’의 반란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판 삼아 하루 만에 4,210억달러(약 58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불리며, 글로벌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단일 거래일 시가총액 증가 기록을 세웠다. 이 폭등으로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4조6,500억달러 수준까지 치솟았고, 약 4조8,500억달러로 1위를 지키고 있는 엔비디아와의 격차는 불과 2,000억달러 안팎으로 좁혀졌다.

 

하루에 4,210억달러…역대 두 번째 ‘점프’


블룸버그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4월 30일(현지시간) 알파벳 클래스A 주가는 10% 급등한 384.80달러에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하루 새 4,210억달러 늘어나, 단일 종목 기준 글로벌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일일 시총 증가 기록을 세웠다. 역대 1위 기록은 2025년 4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직후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약 4,400억달러를 불렸을 때로, 이번 알파벳의 랠리는 그 기록 바로 아래에 위치하게 됐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들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알파벳 주가는 2026년 들어서만 23% 상승했고, 그 결과 올해 추가된 시가총액만 8,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통적인 광고·검색 비즈니스에 AI·클라우드 성장 스토리가 얹히며 ‘구글 프리미엄’ 재평가가 본격화됐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1분기, 숫자가 말하는 ‘깜짝 실적’

 

이번 랠리의 직접적인 촉매는 컨센서스를 크게 웃돈 1분기 실적이다. CNBC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알파벳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09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이는 시장 예상치(약 1,072억~1,070억달러)를 20억달러 이상 상회한 수준이다.

 

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5.11달러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2.63~2.67달러)를 약 90%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80% 이상 증가한 수치로, ‘광고 둔화’ 우려가 컸던 2022~2023년과는 확연히 다른 이익 체력을 보여줬다. 순이익은 626억달러에 달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6.1%까지 확대됐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가 실적을 견인했다. CNBC·포춘·머니컨트롤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1년 전보다 63% 급증한 200억~200억3,000만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이 기대하던 약 180억달러를 20억달러 이상 웃돈 결과다. 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66억달러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고, 클라우드·AI 관련 수주 잔고(backlog)는 4,600억달러를 넘어 전 분기 대비 거의 두 배로 불어났다.

 

포춘은 “클라우드 매출이 이제 전체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며, 2년 전 12% 미만에서 크게 비중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출발을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자평하며, 제미나이(Gemini) 기반 소비자용 AI 서비스가 분기 실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 제치고 2위…엔비디아와 ‘양강 구도’


시가총액 측면에서 보면 이번 랠리는 글로벌 빅테크 지형을 재편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와 온인베스트(oninvest.com)에 따르면, 불과 1년 전만 해도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1조9,00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두 배 이상 불어나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차례로 제치고 엔비디아에 이어 2위 자리를 꿰찼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조9,8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3조30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반면 엔비디아는 2025년 10월 처음으로 5조달러 고지를 넘어선 뒤, 2026년 4월 24일 반도체 업종 전반의 랠리를 타고 다시 5조달러 선을 회복했다. 같은 시점 알파벳의 시총은 4조6,500억달러로, 격차는 약 2,000억달러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공급자(엔비디아)에서 AI 인프라·플랫폼 제공자(알파벳)로 프리미엄이 이동하는 초기 국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AI 붐의 ‘픽앤셔블’(곡괭이·삽)이라면, 알파벳은 검색·클라우드·유튜브·안드로이드 등 전방위 플랫폼에 AI를 얹는 종합 ‘생태계 플레이어’로 평가받는 만큼, 어느 쪽에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할지에 따라 시가총액 1위가 바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정상을 차지한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선두 자리가 뒤집힐 수 있다”는 블룸버그의 진단과도 맞닿아 있다.

 

AI 인프라에만 최대 1,900억달러…‘공격적 캐펙스’의 명암

 

이번 실적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끈 대목은 알파벳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이다. CNBC와 포춘, 머니컨트롤에 따르면 알파벳은 2026년 자본 지출(CapEx) 가이던스를 종전 1,750억~1,850억달러에서 1,800억~1,9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CFO 아나트 아슈케나지는 “2027년에는 2026년 대비 설비투자를 ‘의미 있게(significantly)’ 더 늘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AI 데이터센터, GPU·TPU 등 가속기, 전력·클린에너지 확보, 2025년 말 47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데이터센터·청정에너지 개발사 인터섹트(Intersect) 관련 투자를 포함한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 역시 AI 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어, 소수 빅테크 중심의 “AI 설비 과점체제”가 한층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투자자 입장에선 두 가지 상반된 시나리오가 공존한다. 긍정적 시나리오에서는 구글 클라우드의 63% 성장률, 4,620억달러에 달하는 수주잔고의 절반 이상이 향후 24개월 안에 매출로 인식될 것이라는 가이던스가 현실화될 경우, 높은 CapEx는 곧장 매출·이익 레버리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업계 전반의 과잉투자가 현실화되거나, 엔터프라이즈 AI 도입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감가상각 부담이 이익률을 짓누르는 ‘AI 버블 붕괴’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현재까지 시장은 전자(성장 스토리)에 더 많은 베팅을 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의 멀티플 리레이팅이 진행되는 한편, CNBC는 “투자자들이 AI 투자 집행의 신뢰도 측면에서 메타보다 구글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I 플랫폼 vs AI 칩’…다음 라운드의 승자는


결국 관전 포인트는 단 하나로 압축된다. 엔비디아의 5조달러 왕좌를, 알파벳이 언제·어떤 계기로 빼앗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2,000억달러 차이는 알파벳급 대형주의 5~6% 변동성에 불과해, 한두 번의 실적 서프라이즈나 AI 모멘텀 쏠림으로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거리다.

 

다만, 알파벳의 클라우드·AI 사업은 아직도 광고·검색이라는 캐시카우와 긴밀히 얽혀 있어, 규제 리스크(독점·프라이버시·콘텐츠)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돼 있다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반대로 엔비디아는 공급망·단가·경쟁(AMD·인텔·맞춤형 ASIC) 압력에는 취약하지만, “AI 붐의 핵심 부품 공급자”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내러티브를 갖고 있다.

 

따라서 향후 1~2년 글로벌 증시는 “AI 칩에 베팅할 것인가, AI 플랫폼·생태계에 베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시가총액이라는 형태의 집단적 답변을 내놓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숫자는 알파벳의 추격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 역전극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엔터프라이즈·소비자 AI 수요의 지속성과 규제 강도의 향배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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