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유엔 총회는 2025년 8월 26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민주주의 및 인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개의 새로운 AI 거버넌스 기구 설립을 공식 승인했다. 이번 결의는 전 세계적인 AI 관리 체계 구축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설립된 두 기구는 ‘독립적 국제 인공지능 과학 패널(Independent International Scientific Panel on AI)’과 ‘AI 거버넌스에 관한 글로벌 대화(Global Dialogue on AI Governance)’다.
UN 공식 성명 및 총회 문서와 CTV News, UN Press, Arab News 등의 보도에 따르면, 과학 패널은 UN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가 임명하는 40명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3년 임기로 활동한다. 이들은 AI의 기회와 위험, 영향에 대한 체계적이고 증거 기반의 과학적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여 정책 결정자들에게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글로벌 대화는 매년 제네바와 뉴욕을 오가며 개최되며, 회원국과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AI 정책과 국제 협력, 모범 사례 등을 공유하는 포괄적 협의체로 운영된다. 첫 번째 대화는 2026년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UN 사무총장 구테흐스는 이 결정을 “인공지능의 혜택을 활용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하며, “글로벌 대화는 인류가 직면한 AI의 핵심 이슈를 논의하는 포괄적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고, 과학 패널은 최첨단 연구와 정책 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곧 과학 패널 위원 추천을 위한 공개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 패널이 2026년과 2027년 글로벌 대화 행사에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 역사적 이니셔티브에 적극 참여해 AI가 인류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결의는 지난해 9월 유엔 회원국들이 ‘글로벌 디지털 협약(Global Digital Compact)’의 일환으로 AI 거버넌스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데 근거한 것이다. 당시 회원국들은 AI가 책임감 있고 포용적으로 개발될 경우 공공서비스, 교육, 의료, 디지털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AI 발전으로 인한 기술적 불평등과 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국제적 관리체계 수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과학 패널의 운영 구조는 최근 여러 차례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확정됐으며, 40명의 전문가 위원회 아래에는 5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Bureau)가 있다. 또한 회원국과 사무총장이 합동으로 선출하는 20명의 독립 위원회가 패널 위원을 선정하는 절차를 맡아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번 기구 설립이 AI 거버넌스에 관한 글로벌 합의를 도출하고, 국가 간 디지털 격차 해소와 AI의 윤리적·사회적 책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가 군사적 이용이나 다중 목적 AI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 규제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향후 AI 거버넌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제 협력과 포괄적 대화의 틀 속에서 인권 존중, 지속가능성, 공정성 원칙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AI 기술이 초래할 미래 사회 변화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유엔의 신속한 대응으로 평가된다.